내년이면 제주교육대학교와 제주대학교가 통합한 지 10년이다. 그간 구성원들의 헌신과 정부의 통합 지원에 힘입어 교육대학 사라캠퍼스는 질적 성장을 이루었으며, 최근 제4주기 교원양성기관 평가에서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이는 구성원들이 지난한 노력으로 통합 과정에서 겪은 진통을 극복하고 얻어낸 긍정적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양 캠퍼스 체제는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일정한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첫째, 교육대학 학생들이 거점 종합대학교인 제주대학교의 장점, 다양한 과목 수강 기회, 인간관계 확대를 통한 소통의 경험, 넓고 쾌적한 캠퍼스 생활, 편의시설 활용 등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둘째, 교수들의 담론과 소통의 한계, 강의와 회의 등 업무의 비효율성이다. 연구에 전념하더라도 교수들과의 교류를 통한 담론과 소통은 보다 발전적인 연구를 위해 중요하고, 협동강의나 회의에 참석하는 경우 캠퍼스를 이동하느라 시간 손실이 많다. 셋째, 이원화로 인한 조직의 비효율성 문제로, 도서관·기숙사 등 본관과 분관으로 나누어진 체제는 교직원들의 보직 과다와 업무 과중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제반 문제들을 고려할 때 캠퍼스 통합은 교육대학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현재, 교육대학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기 위해 사라캠퍼스 이전을 반대하는 주장도 존재하며, 사라캠퍼스 생활 및 교육 환경에 만족하며 통합에 찬성하지 않는 교육대학 학생들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 교육적 변화에 대한 열망과 요구는 너무도 치열하여 교육적 관점에서 미래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1973년 현 제주여상 자리에서 이전한 사라캠퍼스는 몇몇 새 건물을 빼고는 노후화로 수리비용이 많이 들고 있다. 도서관ㆍ기숙사ㆍ게스트하우스도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산적해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야 할 미래세대 교육을 담당할 예비교사들에게 좋은 환경과 여건을 물려주는 것은 현 구성원들에게 주어진 책임이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통합을 할 수는 없다. 반드시 구성원들의 상호 존중과 신뢰 속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사라캠퍼스의 현재 교육 여건은 다소 열악할지라도 교육에 필요한 공간과 시설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따라서 사라캠퍼스 이전을 위한 전제는 이러한 공간과 시설의 절대 확보이다. 이것이 충족되어야 교육대학의 예비교사 양성의 목적을 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이자 전제조건이다.

대학 당국은 이미 구성된 통합위원회를 적극 운영하여 캠퍼스 통합의 필요성을 알리고, 필요한 재정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통합 당시 통합지원금에 교육대학도 일부 혜택을 보았지만 제주대학교도 발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제 사라캠퍼스 이전에 그 빚을 갚아야 할 때이다. 향후 통합의 필요성에 대한 진지한 설득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는 사라캠퍼스 부총장에게 맡겨진 과제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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