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홈페이지 아라광장의 <JNU소식> 게시판에서 ‘스마트’라는 검색어를 치면 모두 36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제일 첫 게시물은 2010년 12월 14일에 작성된 ‘스마트 캠퍼스 구축을 위한 수요조사’다. 뒤이은 두 개의 게시물은 2011년 1월 17일에 작성된 ‘전 구성원 대상 스마트폰 보급 일정 알림’과 2011년 3월 30일에 작성된 ‘스마트폰 교육 안내’다. 뒤이어 작성된 게시물은 스마트 그리드 인력 양성사업과 스마트 학습법 등과 관련된 특강과 전문가 강좌 안내가 약 80%를 차지한다. 가장 최근 게시물은 2017년 3월 2일에 작성된 ‘2017 1학기 도입 스마트출결시스템(학생용) 사용 안내’다.

스마트(smart)란 말은 형용사로 맵시 좋고, 말끔하며, 영리함을 뜻한다. IT용어로는 지금까지 기대할 수 없었던 고도의 정보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폭넓게 사용된다. 예컨대 스마트폰은 “PC처럼 인터넷 사용은 물론, 원하는 프로그램 설치가 가능한 휴대전화”를 가리키는 말이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기의 생산, 운반, 소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전력망시스템”을 가리킨다. 한편, 스마트 캠퍼스는 2011년 연말을 기점으로 스마트 폰 공급과 와이파이존(Wifi zone) 개소에 초점을 맞춘 모바일 인프라 구축에서 교육, 학사행정을 종합 지원하는 스마트 서비스 중심으로 개념이 탈바꿈되었다.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확인되듯이 우리대학이 스마트 캠퍼스를 구축해온 과정은 나름 시의적절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스마트 캠퍼스 구축을 위한 수요조사를 통해 스마트 폰 보급과 교육이 때맞춰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6년여 동안 제주대학교, 전자문서, 제주대 모바일 신분증, 제주대학교 교직원 수첩 등과 같은 다양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 개발, 배포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2017년 3월의 스마트출결시스템 시범 도입에 이어 2017학년도 2학기 전면 시행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출결시스템 도입과 관련해서는 현실적인 문제점들이 확인되었고, 개인정보보호 등과 관련된 학내 반발도 거세다.

스마트폰의 위치정보를 이용하여 출결 사항 등 학사관리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한다는 점은 얼핏 보기에 스마트하다. 하지만 정보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쪽에서만 그렇다. 스마트 캠퍼스의 요구는 본래 입학과 수강신청 등의 시기에는 부족하고, 그 외에는 자원이 남아도는 비효율적인 대학 인프라를 적절히 분배하고, 대학의 우수한 콘텐츠를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사용자 중심의 요구였다. 그러므로 대학평가지표와 관련되어 있다는 공급자 중심의 논리로 관리 통제 의혹이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서둘러서는 안 된다. 스마트가 동사로 쓰이면 ‘속상하다’는 뜻이라는 것을 지금까지 충분히 겪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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