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가 주는 위로<8> 인문도시지원사업 인문체험

◇ 돌하르방, 올레로 마실 나가다

5월 13일 탐라문화연구원은<바다에서 얻는 생명의 꿈>이라는 주제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제주도라는 공간은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를 통해 형성된 다양한 시간적 경험이 교차하면서 만들어낸 구체적인 두께를 가진다. 돌하르방은 제주의 주체로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공간을 상징한다. 올레는 인문학과 제주 사람들을 이어주는 매개공간을 의미한다. 마실은 인문학을 기반으로 이미 제주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원주민, 그리고 이주민 사이의 소통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상징한다.”

2014 인문도시지원사업에 선정된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원의 “돌하르방, 올레로 마실 나가다” 사업이 올해 마무리된다. 매년 하반기부터 다음 해 상반기까지를 사업년도로 하기 때문에 2014년에 선정된 사업이 2017년 상반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13일(토)에는 <바다에서 얻는 생명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아홉 번째 인문체험이 실시되었다. 5월 27일(토)과 28일(일)에는 마지막 인문체험인 단오선만들기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세상에서 가장 깊은 생명의 소리를 전시한 해녀박물관

오전 09:50. 제주시 신산로에 위치한 제주영상미디어센터에서는 답사 인솔자인 탐라문화연구원장(전영준 사학과 교수)과 지원인력들이 일치감치 채비를 마치고 일행을 맞이하느라 분주했다. 길을 걷는 트레킹과 바다생물을 잡는 바릇잡이 체험이 동시에 이루어지므로 여벌의 옷가지와 신발을 준비하라는 행사 안내 메시지를 미리 받았다. 자료집에는 ‘바다에서 얻는 생명의 꿈: 숨비소리 길 트레킹, 바릇잡이 체험’이라는 제목이 인쇄되어 있다. 그런데 첫 쪽부터 ‘제주 조간대, 조수웅덩이, 그리고 바릇잡이’ 안내가 나온다. 숨비소리 길 트레킹도, 그것이 이루어질 해녀박물관 소개는 없다. 의아하게 생각할 때쯤, 인원체크가 끝나고 인솔자의 안내가 이어진다. 10:10. 차는 트레킹 장소인 세화 해녀의 박물관으로 출발했다.

제주시 구좌읍에 해녀박물관길 26에 위치한 해녀박물관은 2006년 6월 9일에 개관하고, 전시실 리모델링에 따라 2015년 3월 16일에 재개관했다. 세화 하도리의 해녀박물관은 세상에서 가장 깊은 생명의 소리인 숨비소리가 전시된 곳이다. 그러므로 숨비소리 길 트레킹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난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어머니들이 잠녀로 살아온 길을 꿈길처럼 되짚어 걷는 길이었다. 지상 1층, 지상 3층으로 이루어진 본관에는 모두 세 개의 전시실과 영상실, 전망대가 있고, 지상 3층으로 이루어진 해녀문화센터에는 어린이해녀관과 공연장이 있다.

◇제주 조간대, 조수웅덩이, 그리고 바릇잡이

숨비소리 트레킹은 해녀박물관으로 가는 길에서 시작하여 해녀박물관에서 기억을 되짚어 가는 일에서 다시 하도리에 위치한 별방진(別防鎭) 탐방으로 이어졌다. 고려사를 전공한 탐라문화원장은 별방진 위에서 참가자들의 혼을 쏙 빼 놓은 설명을 이어나갔다. “제주 해안 방어의 중요한 목적은 왜구의 빈번한 침입을 막는 데 있었습니다. 제주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 싸여 있고 척박한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왜구들에게는 땔감과 물, 그리고 식량을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지역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려말부터 제주에 자주 침입하여 방화 약탈 및 인명 살상을 일삼았습니다. 제주의 방어시설은 3성 9진 25봉수 38연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10물이라서, 오후 4시께가 지나야 “물 싼 때(썰물)”가 된단다. 성산 일출봉을 바다 건너 눈앞에 두고 숨비소리 트레킹은 바릇잡이 체험으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강사는 ‘징이와 바당’의 대표인 임형묵 감독이다. 감독님은 조수웅덩이를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이 사는 곳으로 표현했다. 강의에 이어 보말에서 시작한 바릇잡이는 딱총새우와 조개류로 이어졌다. 해녀박물관에 전시되었던 숨비소리의 기억은 성산일출봉 조간대와 조수웅덩이 일대에서 참가자들의 바릇잡이로 현실이 되었다. 여기에 이르는 것이 우리의 숨비소리 길 트레킹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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