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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에게 사명과 보람을 꿈꾸게 해권하고 싶은 책 <건축가, 빵집에서 온 편지를 받다>
나카무라 요시후미, 진 도모노리 지음, 더숲 펴냄
  • 이용규 건축학부 교수
  • 승인 2017.05.31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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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유명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후미와 건축주 진 도모노리이다. 이 책은 두 명의 저자가 정해진 페이지를 꾸역꾸역 채워가는 것이 아니라  ‘건축가’ 와 ‘건축주’가 서로 나눈 편지를 통해 일본 홋가이도 외진 시골 빵집 블랑제리 진(Boulangerie JIN)을 리모델링 하면서 건축과 빵에 관한 마음을 담아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소개하고 있다.

책이라 하기에는 편지들과 몇몇 스케치들로만 채워져 있으니 처음에는 너무 쉬운 또는 너무 사적으로 쓰인 기록 정도로 평가할 지도 모르겠다. 남의 편지를 읽는다는 다소의 호기심으로 이 책을 손에 쥐는 이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집짓기와 빵 만들기라는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소명을 지닌 장인들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이상적인 건축가를 꿈꾸는 또는 감성적인 건축주를 꿈꾸는 이들 모두에게 집짓기의 본질과 원점이 무엇인지 자문하게 하고 흥미롭게 그들만의 지혜를 전해주는 아주 특별한 책일 것이다.

‘건축(建築)’의 원래 우리말은 ‘영조(營造)’다. 높이 세우거나 쌓는 것이 아닌 마음을 다해 짓는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삶의 온기를 품어야 할 집과 가마 속 따뜻함을 간직해야 할 빵은 닮아 있다. 그리고 그 따사로움을 건축주에게 전해야 하는 건축가와 손님에게 전해야 하는 건축주는 서로에게 영감을 주기에 충분했을지 모르겠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따뜻한 커피와 함께 하는 것을 추천한다. 책은 빵집과 가마 속 따뜻함을 간직한 맛있는 빵들의 사진으로 시작한다.

이 책은 사실 엄밀히 말해 저자가 3명이다. 편지는 손 글씨로 쓰여 있고 건축주인 진 도모노리의 4살 된 아들 고타로의 편지도 더해진다. 번역본이라 일본어 자체에서 주는 원문의 감성까지 따라 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손 글씨와 스케치에서 느껴지는 투박하고 감성적인 전달은 이들의 진심을 이해하기에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책은 홋카이도 맛카리무라라에서 빵집 ‘블랑제리 진(Boulangerie JIN)’을 운영하는 진 도모노리가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후미에게 빵집의 리모델링을 부탁하는 내용의 편지로 시작된다.

“저희는 주로 그냥 단순하게 구워서 내놓기만 하는 소박한 빵을 만들어고 있어요 …<중략>… 빵의 표정에 마음을 담아 만들고 있지요. 단순하고 간소하고 그곳에서 일을 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지는,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공간을 꿈꾸고 있어요.” (30p 도모노리)

“건물이 설계자의 손을 떠나, 사는 사람의 손때가 묻으면서 살기 편하게 변해가는 모습은 건축가에겐 기쁨이죠.” (174p 나카무라 )

이 책을 읽으며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최연소 의뢰인이 된 아들 고타로의 트리하우스를 만들어주는 내용에서는 읽는 내내 아빠 미소를 띠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홋가이도의 ‘블랑제리 진(Boulangerie JIN)’의 빵집과 갓 구워낸 빵을 맛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건축주에게는 누군가와 오래 함께 살아갈 집을, 건축가에게는 사명과 보람을 꿈꾸게 해줄 따뜻하고 착한 선물 같은 책이 되리라 믿는다.

이용규 건축학부 교수  webmaster@jeju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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