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파워블로거 아이엠피터
3년 이상의 꾸준한 글쓰기가 결과 만들 수 있어
데이터 저널리즘을 활용한 글쓰기가 새로운 목표

-왜 아이엠피터란 필명으로 글을 쓰고 있나.

미국에서 본명인 임병도라는 이름이 어려워 ‘Peter Byeoungdo Im‘이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외국인들이 임 피터(Im Peter)를 ‘아이엠피터’로 발음했고, 블로그 개설할 때 아이디처럼 ‘아이엠피터’라고 쓰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졌다.

-글쓰기는 언제부터 시작했으며 동기는 무엇인가.

미국에 거주하던 2000년 미주조선일보 게시판에 ‘사업자 퍼밋’을 내는 경험담을 올렸다. 미주 한인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아 별도의 칼럼니스트 세션으로 연재했다. 또 2002년 오마이뉴스에 한인회 관련 글을 쓰면서 시민기자로 활동을 시작했고 시민저널리즘을 접하게 됐다. 이후 한국에 들어와서 미국과 한국의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렸고, 2010년 전업블로거로 살기 위해 제주로 이주했다.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동기는 제가 겪은 경험담과 정보를 남과 공유하자는 생각이다. 대형 언론사에서 다루지 않는 작은 정보라도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꾸준하게 중고서점을 소재로 글을 쓰는 블로그를 통해 희귀본을 찾아낸 역사 학자의 사례도 있다.

글을 쓰면서 기존 언론이 가진 방식과 생각보다는 개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쓸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 편의 글을 읽어도 정리가 될 수 있고, 다양한 정보와 자료가 담겨 있는 글이 되도록 하고 있다.

-티스토리 파워블로거로 활동하면서 최근엔 개벌적으로 사이트를 만들고 몇몇 언론사에 같은 글들을 전송하고 있다.

대한민국 인터넷 특성상 블로거는 포털을 통하지 않고는 글을 확장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블로거의 글은 포털 사이트 메인에 노출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블로그에 글을 썼다고 해도 사람들이 글을 읽지 않는다면 자기 만족 내지는 일기장에 불과하다. 블로거라면 당연히 자신의 글을 확장하기 위한 마케팅이 뒤따라야 한다.

현재 블로거라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직썰’이라는 뉴미디어 매체와 ‘오마이뉴스’,‘허핑턴포스트’ 등에 중복 게재를 하고 있다. 현재 일부 진보 성향의 인터넷 매체 등만 글을 퍼가도록 허용하고 있다.

사이트를 개별적으로 만든 이유는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블로그는 매번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임시조치(삭제)가 빈번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사실을 적시해도 무조건 삭제를 하는 포털사이트와 현행 법규에 시달리다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에 대해 위헌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제주도에 살면서 글을 거의 매일 쓰시는데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새벽 4시경 일어나 조간 신문 등을 인터넷으로 확인하고 전날 작업했던 글을 다듬는다. 오전 7~9시 사이에 글을 발행하고, 이후 소셜미디어 등에 글을 알리는 작업을 한다. 아침겸 점심을 먹고 약간의 휴식을 취하면서 계속해서 자료를 찾다가 오후에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저녁까지 함께 논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드는 오후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자료 검색 및 1차 글쓰기 작업을 하고 다시 새벽에 일어난다.

요새는 일주일에 1~2번씩 방송 때문에 서울을 가는데, 이때를 제외하고 제주에서의 일상은 매일 자료 검색과 글쓰기로 보낸다.

-글을 쓰면서 원고료로 주로 생계를 이어 간다고 소개했는데, 솔직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수입을 보면 ‘원고료’, ‘출연료’, ‘강사료’, ‘후원금’이 있다. 그 중에서 출연료와 강사료는 대부분 항공료 등의 교통비로 지출되기 때문에 그다지 큰 의미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 수입을 차지하는 것은 원고료와 후원금이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에게 지급되는 원고료가 월 평균 50~80만원 사이다.(현재는 오마이뉴스에 송고를 하지 않는 상황) 여기에 정기 후원자 70여 명으로부터 들어오는 후원금 100여 만원이 저희 가족이 살아가는 가장 큰 수입인 셈이다.

수입 대비 지출이 가장 높은 항목은 식품 구입비다. 아이들이 너무 잘 먹어서 장을 봐도 며칠을 가지 못한다. 서울에서 살았다면 이 정도 금액으로 4인 가족이 살기는 어렵겠지만, 제주 산골마을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지금 거주하고 있는 빌라는 제주 시골 마을에서 초등학교 자녀를 둔 가정에게 월 5만원에 18평 빌라 임대 덕분에 생활은 그리 고단하지는 않다. 
 
-어떤 분야의 글을 쓰고 있으며, 글을 쓰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와 가장 힘들고 어려운 때가 있었나.

주로 쓰는 분야는 정치ㆍ시사이고, 일주일에 한 번씩은 제주에 관한 글을 꾸준하게 올리려고 한다. 정치 관련 글을 쓰는 이유는 가장 오랜 시간 꾸준하게 글을 쓸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글을 한 편 쓰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데이터 저널리즘을 기반으로 하는 글을 목표로 글을 쓰고 있으며, 개인의 생각보다는 자료나 데이터 차트 등을 중심으로 글을 발행하고 있다.

글을 쓰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글에 포함된 자료 등을 정청래 전 의원 등 국회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이나 국정감사장에서 활용할 때다. 썼던 글이 부실하지 않고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드는 경우다.

가장 힘들고 어려운 때가 있다면 열심히 쓴 글이 외면받거나 많이 읽지 않았을 때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소재가 아닌 글의 경우는 며칠을 고민해서 썼어도, 대부분 묻히기도 한다. 간혹 명예훼손 등으로 블라인드 처리가 될 때도 화가 나지만,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가면 대부분 무혐의 처리를 받기도 한다.

긴 글이 잘 팔리지 않는다고 얘기를 하는 세상이지만, 정말 잘 쓴 글은 분명히 사람들이 읽어주리라고 본다. 다만, 나의 문장력이나 필력 등이 약하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엠피터와 같은 1인미디어나 시민기자 활동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매일 꾸준하게 글을 썼으면 한다. 한 사람이 매일 글을 쓴다는게 사실 쉽고도 어렵다. 성과가 쉽게 나오지 않는다. 사람은 성장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꾸준한 글쓰기도 언젠가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블로거나 논객, 시민기자들이 열심히 하다가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최소 3년 이상 계속 글을 쓴다면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기도 하고, 문장력 등이 성장할 수 있다.

지금 당장 사람들에게 읽히지 않아도 온라인의 글은 언젠가는 사람들이 다시 찾아 오는 경우도 많다. 쉽게 포기하거나 성급히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꾸준하게 자신의 실력을 키우면서 장기적으로 글을 쓰거나 활동하기를 권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몇 년전부터 가칭 ‘한국독립저널리스트협회’를 추진했다. 1인미디어나 시사블로거 등과 함께 활동하기 위한 단체를 꿈꿨다. 하지만 경제력이 부족한 1인 미디어들의 특성상 협회 등의 연대는 쉽지 않았다.

이번에 자비로 ‘한국독립저널리스트센터’ 내지는 ‘시민기자센터’를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다. 소수의 1인 미디어들과 함께 언론사 등록까지 생각하고 있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1인 미디어들의 지원이나 콘텐츠 유통, 동영상 프로그램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정치DB를 동영상과 텍스트로 구축하거나 인터넷방송국을 계획 중이다. 유튜브 기반의 동영상이나 정치오디오 드라마 등도 제작할 예정이다. 혼자서 활동할 때와 다르게 사무실 공간이나 인건비 등에는 많은 자금이 소요되고 지출되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1인 미디어의 확장성은 늘 고민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현재 미디어 업계나 언론사가 자체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나 또한 힘들다고 느끼고 있다. 미국처럼 한국에서도 언론을 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후원과 기부를 통해 자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독지가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꿈을 꾼다.

언론과 미디어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발전해야 한다.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보편적 상식에 기반한 정치 글과 동영상 제작이 최종 목표이자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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