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시마 공양탑의 이름을 처음 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본의 위령탑이니 우리와는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짐작할 것이다. 하지만 다카시마 공양탑은 하지마섬, 이른바 군함도에서 스러져간 조선인들을 위한 위령탑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 미쓰비시 그룹은 조선인들을 하시마 탄광과 다카시마 탄광에 강제 징용했다. 다카시마 섬은 일본 남서쪽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석탄 사업의 가능성을 눈치 챈 미쓰비시 그룹은 194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했다.

국무총리 산하 기관 대일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의 <사망 기록을 통해 본 하시마 탄광 강제 동원 조선인 사망자 피해 실태 기초 조사>(2012)에 따르면 1943년에서 1945년 사이 약 500~800여 명의 조선인이 이곳에 강제 징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시간 2015년 7월 5일 독일 본 월드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된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의에서 일본이 신청한 ‘메이지 산업 혁명 유산: 철강, 조선, 탄광’이 세계유산으로 최종 등재됐다. 그러나 이에는 약 5만7900명의 조선인이 강제 동원된 바 있는 하시마 탄광, 나가사키 조선소 등의 7개 시설이 포함되어 있어 우리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한국 정부는 다카시마 공양탑 주변에 ‘조선인 강제 징용자들의 혼이 잠들어 있는 장소’라는 안내판을 설치하도록 나가사키 현에 수차례 요청했으나 나가사키 현은 공양탑에 묻혀 있는 사람들의 국적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며 해당 요구를 거절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하시마 탄광을 “일본 근대화를 뒷받침할 탄광”이라며 2015년 세계문화유산 등재 사업을 추진, 2015년에 해당 탄광들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며 강제 징용 사실을 안내판 등을 통해 알리겠다고 유네스코와 약속했다. 이 경우 일본 정부는 2017년 말까지 약속 이행 사실을 유네스코에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해당 탄광들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 관광지로만 홍보하는데 급급하여 강제 징용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이어 2015년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다카시마 공양탑을 찾아가는 것이 방송되며 공양탑이 화제가 되기 시작하자 일본 정부는 다카시마 공양탑으로 가는 길을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사실을 알고서도 다카시마 공양탑이 여전히 당신과는 거리가 먼 얘기인가? 이는 한국인으로서 누구라도 매우 참혹해하고 분노할 일이다. 그들의 영혼을 잠시나마 위로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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