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시스템 오류로 인한 일부 강의 신청 불가능
조건에 따른 오락가락한 재이수 여부 표시 문제

제주대학교가 2015학년도부터 운영한 희망과목담기 시스템이 2017학년도 2학기를 맞아 새롭게 체제 개편을 거친 가운데 개선 해야 할 사항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학사과는 7월 31일 제주대학교 홈페이지 학사알림을 통해 새롭게 개선된 2017학년도 2학기 희망과목담기 시스템 이용 안내를 공지했다. 희망과목담기 시스템이란 2015학년도부터 학사과의 관리 하에 운영되기 시작한 제도로 본 수강신청 기간 이전에 수강 희망 과목을 담아두는 제도이며 이미 경기대학교, 경희대학교 등 타 대학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은 바 있다.

2017학년도 2학기 들어 주로 바뀐 점으로는 수강신청 30분 전 자동 수강신청  여부 확인, 수강인원 미초과 강좌 자동신청 등이 있다.

하지만 제도가 한 차례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고질적 문제는 여전히 드러나고 있다.

희망과목담기 시행 첫날인 지난 8월 2일, 건축공학전공 1학년 학생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학적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이공계열 학생임에도 물리학 및 실험Ⅱ, 생활과 세금, 생활 속의 건축, 기초 공학 수학Ⅱ 등 공학인증과정 필수 강의 신청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축공학부 학생들의 경우 해당 학과에 한해서  신청이 가능한 강좌를 담으려 했지만 사이트는 계속해서 ‘해당 과목은 이공계열 학생만 수강이 가능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내보내며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년간 다수의 불만이 제기됐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재이수 과목 표시 오류 문제 또한 학생들의 화두에 올랐다.

 원칙적으로 재이수 과목의 경우에는 희망과목담기 이용 시 재이수 여부 메시지만 뜨고 하단 표시는 되지 않는다. 이는 실제로 학생들 사이에서 개선 요구가 가장 많이 나온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시스템 개편 이후 재이수 과목 표시는 모바일과 PC 브라우저, 과목 등에 따라 들쑥날쑥한 표시가 이어져 더욱 문제가 됐다.

이를 입증하듯 희망과목담기 시행 당일 제주대학교 익명 커뮤니티는 시스템 오류를 비판하는 글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당시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재이수 과목이 모바일 수강신청 어플리케이션과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는 간혹 표시가 됐지만 크롬 브라우저와 파이어폭스 등의 타 웹 브라우저에서는 실행이 되지 않았다는 게시물에 동의하는 댓글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이다.

이에 대해 한 학생은 “재이수 과목 2개 중 하나는 표시가 됐지만 다른 하나는 전혀 표시되지 않았다”라며 “인터넷 환경에 따라 학사 정보 시스템이 오류를 반복한다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라고 말했다.

희망과목담기 시스템의 보안성 또한 화두에 올랐다.

당초 수강신청 30분 전 확인이 가능하다고 공지된 자동 수강신청 여부는 이미 8월 8일 기준 학사정보포털 ‘하영드리미’의 개인시간표조회에서 확인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희망과목담기 성공 과목 확인 시기 또한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학사과는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자동 수강신청 성공 과목들을 수강신청 30분 전 로그인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편을 통해 학생들은 서버 혼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접속자 수의 갑작스런 증가로 인해 서버가 과부하에 걸렸다.

 실제로 일부 학생들은 수강신청이 시작되고 3분에서 길게는 7분이 지나서야 수강신청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를 겪은 한 학생은 “자동 수강신청 여부를 30분 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더니 오히려 사전에 접속한 수많은 학생들로 인해 서버 혼선이 앞당겨진 것 같다”라며 “이런 개편은 미리 충분한 사전 실험을 거친 후 서버가 안정적일 때 시행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학사과는 이에 대해 “서버는 예외적으로 정보통신원의 담당분야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해당 오류에 대한 확답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러한 문제들을 놓고 학생들은 “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구체화된 개선 사항을 십분 활용, 좀 더 정확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겉핥기식 개선이 아니라 내부 시스템 오류까지 점검하고 학생들의 개선 요구 사항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학사과 관계자는 “변경 후 첫 시행이라 아직 문제가 많다. 개선사항 파악 후 차차 시스템 수정을 통해 고쳐나갈 것”이라며 “지금은 당장의 옳고 그름을 논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개선돼야 학생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것인가를 모색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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