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제주와 通하다 < 1 > 제주청년협동조합

[ 청년, 제주와 通하다 ] 연재를 시작하며
제주 한달살기, 제주 이민이 여전히 열풍이다. 이주민들은 여유로운 제주살이를 꿈꾸며 제주로 오고 있다. 정작 제주청년들은 제주를 떠나고 있다. 그 어떤 가능성이나 희망을 이곳에서 찾지 못한 이들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희망을 싹틔우려는 청년들의 몸부림도 있다. 제주의 청년단체들을 만나본다.

제주청년협동조합 로고.

“꿈꾸는 청년들과 함께합니다”

제주청년협동조합(이사장 박경호)이 청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2015년 8월 공식출범한 제주청년협동조합은 제주 청년활동의 장(場)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출발했다.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을 담을 그릇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제주청년협동조합은 제주지역 청년들의 성장을 함께하는 공동체다. 강귀웅 제주청년협동조합 사무처장은 “청년들 각자의 활동을 통해 청년들이 함께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청년들이 제주에서 마음껏 꿈을 꾸고 마침내 그 꿈을 실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왜 제주에는 청년 그룹이 없을까? 제주청년협동조합을 탄생시킨 질문이다.

강귀웅 제주청년협동조합 사무처장

강귀웅 사무처장은 “청년으로서 활동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던 적이 많았다”면서 “결국 지역 청년들의 생각을 대변할 수 있는 단체가 없어 아쉽다는 생각이 제주청년협동조합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제주청년협동조합은 창립 초기 카페 파인땡큐(제주시 중앙로 220)에서 활동을 열었다. 이곳에서 청년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곤했다. 서로 어떻게 지내는지, 어떤 고민을 안고 사는지. 그리고 그들은 연대하기 시작했다. 독서모임, 영화모임 등 소모임으로 만나며 더 나은 내일을 꿈꾸기 시작했다.

제주청년협동조합은 얼마전 작당연구소(제주시 중앙로 250)로 공간을 옮겼다. 제주청년협동조합만의 공간이 만들어졌다. 이곳에 조합원들이 자유롭게 넘나들며 ‘재밌는’ 작당을 기획하고 있다.

강 사무처장은 “현재 제주청년협동조합의 사업의 큰 틀은 조합원들의 ‘작당질’ 지원”이라며 “조합원들이 서로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공간을 개방하고 만남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청년협동조합은 제주청년들의 인큐베이터를 표방한다. 청년협동조합은 이사회를 통해 조직 자체로서 사업을 꾸려나가기 보다는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사업을 만들어내고 운영하는 형태에 가깝다.

강귀웅 사무처장은 “사무처와 이사회는 앞으로 협동조합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뿐 조합원 개개인들에게 협동조합의 대다수 사업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주체로 나서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주청년협동조합의 가장 큰 목표점은 이들 청년들과 사업들이 조합으로부터 독립해 잘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살을 맞이한 제주청년협동조합. 사업은 점차 풍성해지고 있다.

노동법 공부 모임 ‘알바비올리오’, 책을 읽고 오지 않아도 되는 독서 강독 모임 ‘독야청청’, 청년들의 삶과 사회문제을 주제로 하는 토론모임 ‘동그랑땡’, 영화나 다큐멘터리 등을 함께 보는 영상공유 모임 ‘시청앞실’, 4.3의 아픔과 여성주의를 공부하는 ‘4ㆍ3과 여성’등. 조합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은 ‘리빙트래블’이다. 이는 청년들이 만들어나가는 청년 삶 기행이다. 게임회사 네오플(대표 김명현)이 운영하는 지역사회 공헌사업 ‘네오-제주’프로젝트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리빙트래블은 조합원 개개인의 청년들의 삶 발자취를 따라간다. 청년이 조합원을 이끌고 자신의 삶을 스토리텔링하는 자리다. 페미니즘, 사회적경제, 도자기, 이주청년 등 자신들의 삶의 키워드를 조합원들과 공유한다.

제주청년협동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의 보다 긴밀한 네트워킹에 주력하고 있다. 소규모 파티, 혹은 워크숍을 기획해 조합원들이 만나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제주청년협동조합은 지난 8월 12일부터 1박 2일 동안 조합원 워크숍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청년협동조합의 미션과 비전을 공유하기도 하고 협동조합을 공부하기도 한다.

강 사무처장은 “제주청년협동조합이 조금씩 지역사회를 통해 알려지는 것이 느껴진다”면서 “지역사회의다양한 정보가 협동조합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정보를 필요로 하는 조합원 청년들에게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활동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전하는 제주청년들의 보금자리를 자청하는 청년협동조합. 더 많은 청년들을 함께하기를 꿈꾸면서 지속가능한 협동조합 공동체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수익기반을 창출하는 것이 그 고민 중 하나다. 강 사무처장은 “조합원들의 회비와 자체수익사업을 창출해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하는 것이 큰 목표”라면서 “한편으로는 현재 영리법인을 통해 협동조합이 운영되고 있는데 운영의 한계를 느끼고 사회적협동조합 형태로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또 앞으로도 제주청년협동조합의 목표는 하나다. 꿈꾸는 청년들과 함께 걷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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