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집단지성이 협업해야… 대학도 중요한 주체”

원도심 활성화방안, 쓰레기처리 문제, 도로 교통정체, 난개발로 벌어지는 환경파괴 등. 제주의 사회문제들이 산더미다. 하지만 해결은 아득하기만 하다.

지금까지 지역사회 현안의 행동주체는 제주도정이었다. 도정은 행정관료, 대학교수 등 전문가집단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을 시도했다. 이중 일부는 도민들이 물음표를 제기하면서 갈등을 빚은 적도 많았다. 정작 도민들의 삶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도민들의 목소리였다.

최근 새로운 문제해결방식인 ‘리빙랩’이 소개되고 있다. 몇몇 전문가와 행정관료들의 생각으로 만들어진 정책적 결과물이 실제 지역주민들의 일상문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8월 18일 오후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열린 ‘리빙랩을 통한 사회혁신 세미나’에서는 리빙랩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센터장 강종우)가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사회적경제를 통한 사회혁신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문을 열었다.

리빙랩(Living Lab)이 무엇일까. 한글로 풀어보면 ‘일상생활 실험실’, ‘살아있는 실험실’로 해석할 수 있다. 이날 세미나 1부 발제에 나선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리빙랩은 한마디로 지역에 착근하는 혁신모델”이라며 “외부 조직이 주도하는 혁신활동이 아니라 지역조직의 내생적 혁신역량에 기반한다”고 소개했다.

사용자들이 연구혁신의 대상이 아닌 활동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 리빙랩의 핵심 아이디어다. 실제생활현장에서의 실험과 실증이 중요한 연구모델이다. 문제해결을 위해 기업, 공공기관, 대학, 이해관계 당사자 등의 협력이 결정적인 성패의 요인이다.

정미나 서울혁신센터 리빙랩 디렉터는 세미나 1부에서 사회혁신을 위한 중간지원조직인 서울혁신센터를 소개했다. 서울혁신센터는 시민 스스로 삶의 현장에서 협력하며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사회 문제의 해법을 찾아가도록 지원을 하고 있다.

서울혁신센터는 지난해 ‘내가 바꾸는 서울, 100일의 실험’을 공모해 6개의 사회혁신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올해에는 ‘사회혁신X리빙랩 프로젝트’를 공모, 11개 프로젝트를 선정해 5억원을 민간에 지원하고 있다.

이들이 지원한 프로젝트 중 하나가 마포공동체경제네트워크 ‘모아’다. 이들은 지난해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대안화폐를 발행해 망원시장 전체를 공동체 가계로 모으는 경제 공동체 프로젝트로 출발했다. 이들은 앞으로 대안화폐를 쓸 때마다 조금씩 모이는 기금으로 ‘공동체 은행’을 세우기를 진행하고 있다.

2부 종합토론에서는 제주지역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써 리빙랩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이 중점 논의됐다. 토론에는 송위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사회혁신연구단장의 사회로 강종우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김종현 유한회사 섬이다 대표, 안은주 제주올레 사무국장, 은진은 제주대 관광융합 SW인력양성 교수 등이  ‘제주지역 사회적 혁신 정책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토론했다.

이들은 대체로 리빙랩이 제주사회 혁신의 중요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미나 서울혁신센터 디렉터는 1부 발제에서“ 전문가는 학문적인 솔루션을 가지고 있고 지역사회 주민들은 현장에서 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상대방에게 문제의식과 솔루션을 모두 요구하면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서로 만나서 정보와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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