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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한 지리산의 여름4박 5일간의 지리산 어린이 여름학교 체험수기
지리산 중턱에 실상사 작은학교가 위치하고 있다.

대안학교인 실상사 작은학교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7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지리산 어린이 여름학교를 운영했다. 여름학교는  나눔, 어울림, 평화라는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지인을 통해 알게 되어 자원교사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 준비하고 시작하며

자원교사들은 여름학교를 진행하기 3일 전인 7월 28일부터 연수를 받았다. 작은학교는 지리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었다. 연수의 목적은 실상사 작은학교의 교육철학과 역사, 그리고 현재 이해였다. 3일간의 연수에서는 여름학교에서 진행할 마음 나누기, 프로그램 검토, 노래ㆍ몸짓 배우기, 실상사 방문 등을 먼저 체험했다. 7월 31일부터 본격적인 여름학교가 이뤄졌다. 총 43명의 참가 아이와 자원교사 13명, 프로그램과 식사 준비를 도와주는 작은 학교 재학생 ‘바라지’ 6명과 작은 학교 선생님들 3명으로 여름학교는 진행됐다. 여름학교는 노래와 춤을 추며 아침을 시작했다. 그 후 그날 준비된 물놀이, 공동체 놀이, 지리산의 밤 느끼기 등의 프로그램을 했다. 저녁마다 함께 모여 음식을 적당한 양만큼 덜어 먹고, 남기지 않으며, 다 먹은 그릇은 스스로 닦아 먹음으로써 음식을 낭비하지 않고 청결함을 유지하는 식사법인 ‘발우공양’을 했다. 하루의 마지막은 모둠별로 모여서 오늘 하루 어땠는지, 감정이 어땠는지를 나누는 ‘마음 나누기’를 하며 하루를 마쳤다.

◇ 아이들의 힘으로 만든 마지막 날

아이들이 장기자랑을 하고 있다(아래).

가장 기억에 남았던 날은 캠프의 마지막 밤이다. 잔치음식 만들기와 어울마당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대체로 자원교사가 직접 나서서 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아이들이 스스로 준비하는 프로그램들이었다. 잔치 음식 만들기는 전날 조별로 아이들이 회의하여 메뉴를 정했다. 떡볶이, 샌드위치, 김치전, 오징어버터구이 등 메뉴도 다양했다. 칼이나 불을 사용하기도 해서 자원교사가 필요할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아이들 스스로 요리했다. 요리하면서 아이들이 만든 음식을 입에 넣어주며 “맛있어요? 맛있어요?” 하고 물어보기도 했다.  잔치 음식 만들기 후에는 모둠별 장기자랑과 개인 장기자랑을 발표하는 어울마당이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모둠별 장기자랑은 연극 혹은 노래와 춤을 췄다.

여름학교에서 있었던 일들, 동화 각색, 중학생이 되면 어떨까 등 다양한 내용의 연극이 펼쳐졌다. 아이들이 서로 힘을 합쳐 시나리오부터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음향효과까지 내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자원교사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개인 장기자랑으로는 피아노 연주, 기타 연주, 카드 묘기 등이 있었다. 어울마당을 마치고 모두 운동장으로 나갔다. 대동 놀이의 시작이었다. 풍물소리에 맞춰 강강술래를 추었다. 강강술래 다음에는 남생이 놀이를 했다. “남생아 놀아라.” 하면 “절레절레 잘 논다.” 식의 주고받고 하는 놀이이다. 여름학교에서는 “5학년 나와 놀아라”, “막내 나와 놀아라.” 등으로 남생이 놀이를 약간 변형하여 진행했다.

호명된 아이들은 나와서 익살스럽게 춤을 추고 들어갔다. 그 후 문지기 놀이와 덕석 몰이를 했다. 덕석 몰이를 하며 캠프파이어 장작을 둘러싸고 원을 만들었다.

장작에 불이 붙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과 마음 나누기를 했다. 아이들은 ‘잔치 음식이 맛있었다’, ‘연극이 예상보다 잘 진행돼서 뿌듯하다’, ‘벌써 마지막 날이라 아쉽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 몇몇 아이들은 자원교사들을 안으며 “겨울학교 때 또 보자”며 아쉬움을 표했다.

◇ 대안교육

대안학교란 억압적인 입시교육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하고 자유로우며 자연 친화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가르치는 학교를 말한다. 각 대안학교마다 교육철학을 갖고 있다. 실상사 작은학교는 생명의 존엄성을 자각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삶의 방식을 가르치고 배우는 삶의 터전이 되고자 한다. 또한 생명평화를 중심 가치로 삼고 있으며, 생태, 자립, 공동체적 삶의 태도를 배우고 실천하는 것을 교육철학으로 한다. 실상사 작은학교의 교육철학은 여름학교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여름학교는 놀이를 할 때 폭력적이지 않은 공동체 놀이를 진행했고, 먹거리 측면에서는 쌀, 채소 등은 친환경적으로 작은학교에서 직접 기른 음식들을 사용했다. 또한, 합성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세제를 사용했는데, 아이들은 스스로 설거지하고 작은 빨래는 스스로 손빨래 했다. 화장실은 대변이 밥이 되는 자연의 순환과정을 생활에 실천하기 위한 방안인 생태 뒷간을 사용하였다. 생태 뒷간은 대변을 보고 그 위에 톱밥을 뿌려 숙성시켰다.  작은학교에서 농사짓는 곳에 비료로 사용된다.

◇ 헤어짐을 고하며

어느덧 아이들과 이별을 할 시간이 다가왔다. 헤어지기 전에 아이들은 자원교사들의 핸드폰 번호를 묻고, 다음 겨울학교 때도 선생님이 참가한다면 자신도 꼭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탄 버스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자원교사들은 손을 흔들었다. 자원교사들은 여름학교가 끝나도 작은학교를 돌아보고 아이들과 보호자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 하룻밤 더 머물렀다.

다음날 편지들을 동봉하는 것으로 8박 9일간의 지리산 생활은 막을 내렸다.

힘들기도 했지만 자원교사에게 이번 여름학교는 일상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 마음의 양식을 얻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서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였다.

신다인 기자  webmaster@jeju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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