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NESYS 2017 한국청년방일단 체험기

방일 3일째 날, 유카타 시착 후 아사쿠사롯쿠 지역 및 마루고토 닛폰을 시찰했다.

지난 7월 중순 일본 외무성에서 주관한 ‘2017년도 일본정부초청 한국청년방일단’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매년 모집하는 이 프로그램은 올해 5월부터 모집을 시작하여 한국에 있는 3개의 일본영사관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 주대한민국일본국대사관)에서 각 지역의 학생들을 모집하여 진행됐다.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에서는 제주대학교 학생 9명이 선발되어 일본으로 갈 기회가 주어졌다.

◇ JENESYS 2017

‘21세기 동아시아 청소년 대교류계획(JENESYS)’의 일환으로 실시된 방일연수단은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민간 외교관의 자격으로 9박 10일간 일본에 초청됐다. ‘일본의 지방의 매력과 지역 활성화를 찾는다’라는 주제로 도쿄와 나가사키 지역을 방문해 도시에는 없는 일본의 매력을 알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주일 정도가 지났지만 다시 그때를 떠올리면 하루하루가 생생하게 전부 기억이 난다. 만났던 사람들, 지나쳤던 도시들, 그때의 풍경과 나누었던 이야기들 전부가 마치 어제 같은 기분이 든다.

◇ 메지로 대학

도쿄에서의 둘째 날에 대학교를 방문했다. 내가 속한 2단은 메지로 대학으로 가게 되었는데 메지로 대학에는 한국어학과가 있어 그 학과의 친구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의 문화에 대해 토론하고 발표했는데, 한국어학과에 온 만큼 한국어를 잘하기도 했고 한국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 느껴졌다. 서로의 나라에서 유행하는 서로의 문화에 대해 토론했는데, 일본에서 유행하는 한국 문화에는 메이크업이나 패션, 화장품 등이 있었고 한국에서 유행하는 일본의 문화 역시 메이크업이나 헤어스타일, 화장품, 애니메이션 등이었다. 발표했던 친구가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일본 학생들의 파우치에는 한국 화장품이 있고, 한국 학생들의 파우치에는 일본 화장품이 있다”라는 말이었다. 생각해 보니 나도 일본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쓰는 화장품들은 거의 다 일본 화장품이었다. 이렇게 일본과 한국은 알게 모르게 서로의 문화에 녹아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홈스테이

일본에 오기 전에는 제일 기대했던 일정 중 하나였지만 일본에서 며칠을 보내며 언어에서 오는 두려움이 커 걱정을 많이 하기도 했다. 그러나 홈스테이를 하는 동안에는 그런 걱정이 사라졌다. 홈스테이 가족으로 만난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정말 우리를 이틀 동안 가족처럼 대해주셨는데, 그 기간이 일본의 문화에 대해 제일 가까이서 알게 되었던 날들이었다. 다녀오면 ‘다다이마’라고 인사를 하는 것이나, 신발은 밖으로 돌려놓고 정리하는 것, 욕조의 물은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등 작은 생활 속에서 일본을 느낄 수 있었다. 가족 분들은 내가 다시 경험할 수 있을까 하는 좋은 추억들도 남겨주셨다. 배 위에서 보는 불꽃놀이나 조그마한 온천 노천탕을 다녀온 것, 그리고 그 노천탕에서 창밖으로 불꽃놀이가 보였던 것, 아저씨의 손자, 손녀였던 귀여운 오오시로와 유노와의 기억들, 조정 경기에서 이벤트처럼 던지는 과자들을 잡았던 기억들 등 그때의 사진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는 행복했던 추억들이 가득하다.

6일째 날은 홈스테이 해산식이 있었는데,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니 일본어를 못한다는 것이 가장 속상했다. 감사하다는 말과 건강하시라는 말들을 다 전하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 아저씨 아주머니가 마지막 날 밤에 선물로 과자를 주시면서 ‘가와무라’를 포장지 위에 써 주셨다. 여기서의 추억을 잊지 말라고 하셨는데 시간이 꽤 지난 지금도 선물 포장지를 뜯지 못했다.

◇ 지산지소

지산지소란 ‘로컬 푸드(Local Food)’와 같은 개념으로 그 지방에서 생산된 것들을 그 지방에서 소비하는 것이다. ‘일본의 지방의 매력과 지역 활성화를 찾는다’라는 주제처럼 연수 기간 동안 일본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지산지소 메뉴들을 맛볼 수 있었다. 도쿄에서는 츠키지 어시장 직송 스시 정식을,  나가사키 지산지소 식당에서는 가정식처럼 신선한 정식을 먹을 수 있었다. 또한 일본의 온천여관을 체험하며 숙소에서 먹게 된 저녁도 모두 지산지소 메뉴로 이루어졌다. 일본의 지역성이 묻어난 음식으로 맛에서도 일본을 느낄 수 있는 식사들이었다.

◇ 일본의 온천여관

나가사키 홈스테이에서 온천에 갔을 때 생각했던 것은 일본의 물이 굉장히 매끈하다는 점이었다. 6일째 날은 일본의 온천여관을 체험하기 위해 이동했는데 우리가 갔던 온천여관은 일반 온천이 아닌 유황온천이었다. 여관 근처에는 운젠 지옥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는데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숙소에 마련돼 있던 유카타를 입고 근처를 구경하러 나섰다. 지나가다 보니 땅에서 자욱하게 연기가 나는 것도 보였고, 길거리에 있는 탕에 몸을 담구고 계신 아저씨도 계셨다. 생소한 풍경들이 신기하기도 했고, 땅에서 나는 연기들을 보고 있으니  유황온천이라는 점이 새삼 다시 느껴졌다. 지산지소 메뉴의 석식 후 기대하던 온천으로 향했다. 온천에 들어가기 전에는 금속 장신구를 빼고 들어가라는 주의를 받았다. 녹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유황온천이라서 그런지 나가사키의 온천보다도 물이 더 매끈했고, 유황 특유의 냄새가 났다. 노천탕이 정말 좋았는데 여름이라 더워서 오래 있지는 못했다. 특이한 점은 매일 남탕과 여탕이 서로 바뀐다는 점이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어제의 남탕이었던 여탕도 가보려고 했으나 늦잠을 자서 실패해 아쉬웠다.

◇ 연수를 마치며

이것 외에도 325년의 역사를 가진 두부요리 전문점 ‘사사노유키’나 1889년에 창업한 나가사키짬뽕의 원조 시카이로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고, 유카타를 입고 아사쿠사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도쿄 스카이트리에서 잊지 못할 도쿄의 야경을 보기도 했고 시마바라성도 시찰했다. 어느덧 다가온 연수의 마지막 날은 아쉬움의 날이었다. 9박 10일이 지나간 자리에는 정말 행복하고 즐거웠던 기억들이 가득 남았다. 누군가 일본이 어떤 나라냐고 물어본다면 정말 매력적인 나라라고 할 것이다. 각 도시마다 느낄 수 있는 것이 다르고, 서양 뿐 아니라 동양 내에서도 독특하고 독자적인 문화를 이루고 있는 일본에서는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함께했던 좋은 사람들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10일 동안 내가 겪고 보았던 일본은 정말 다시 가고 싶은 나라였다. 많은 사람이 이 JENESYS 프로그램에 대해 알고, 일본의 문화를 알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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