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밍보이즈> 주인공 유지황씨 토크콘서트

제주에서 잘 살고 싶은 청년들이 있다. 하지만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막막한 이들이 모였다.

지난 1일 대정읍 상모1리 마을회관에서 ‘농부와청년×사이다’ 축제가 열렸다.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대한민국 세 청년의 무일푼 농업 세계 일주를 담은 다큐멘터리 ‘파밍 보이즈’를 상영했다. 이후 글로벌제주문화협동조합, 일로와제주, 제주청년협동조합, 제주청년네트워크 등이 함께하는 청년농부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대한민국 청춘은 여행중이다. 고단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더 나은 가능성을 찾기 위해 배낭여행을 떠난다.

여기 세계여행을 떠나 ‘삽질’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있다. 농사를 짓기 위해 세계여행을 떠났다는 그들. 이들의 이야기는 영화 <파밍 보이즈(2016)>에 담겨있다. 농사로 지구를 살리겠다는 지황, 우쿨렐레로 인생을 노래하는 ‘하석’, 고향을 멋진 곳으로 바꿔놓겠다는 ‘두현’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워킹홀리데이를 시작으로 네팔,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등 총 11개국을 찾았다. 이들이 찾은 곳은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었다. 커피농장, 과수원, 농군학교 등을 찾아다니며 농장투어를 했다.

이들은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여행에서 찾은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부모님을 이어 농부가 되겠다는 꿈을 실천하는 두현, 생활협동조합에 입사해 꿈을 찾아나가고 있는 하석, 여행을 하면서 생각했던 청년주거문제와 농촌문제 해결의 꿈을 실현하는 지황.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영화 주인공 중 한명인 유지황(31)씨가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유지황씨는 “여행하며 충분히 내 자신과 내면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꿈을 찾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 청년들이 농업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 유씨는 청년들이 잘사는 한국사회를 꿈꾼다.

유지황씨는 “대한민국의 몇몇 군(郡)지역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군 지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유입이 필요하다”면서 “지자체는 청년들이 농촌지역에 안정적으로 거주하고 생업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탈리아에는 청년들이 농업을 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고 벨기에와 스위스에서는 민간이 청년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토지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유지황씨는 ‘왜’라는 질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지황씨는 “우리가 속해 있는 시스템을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 근본적인 것을 바라봐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청년들이 갖고 있는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의심하고 관찰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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