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를 넘어 내 집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 등 삶의 조건을 포기해버린 무기력한 세대. 바로 대한민국의 청년들이다. 언론에서도 언젠가부터 ‘청년=N포세대’로 정의내리고 있다.

하지만 모든 청년이 그렇지는 않다. 팍팍한 현실을 넘어 청년들은 연대하고 있다.

제주의 청년단체의 협의체를 자임하는 제주청년네트워크(상임대표 유서영)가 있다. 제주청년네트워크는 2016년 8월 15일 공식출범했다.

2015년 겨울, 제주의 청년그룹들이 모였다. 제주폐가살리기협동조합, 제주청년협동조합, 제주창업협동조합, 바람 등이 모였다. 그들은 함께 ‘응답하라 2030’ 등 청년들의 네트워킹 파티를 열었다.

유서영 상임대표는 “청년단체들이 모여 함께 대화하다보니 재밌었다”며 “우리의 문제를 함께 청년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그동안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상임대표는 “제주특별자치도청에 청년정책계가 생긴다, 청년지원정책이 수립된다, 제주청년기본조례가 제정된다 등의 이슈를 갖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 무렵 도정도 청년들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실제로 제주청년네트워크는 제주특별자치도청년기본조례(2016년 6월 22일 제정)를 제정하는 과정에 함께했다. 제주청년네트워크는 그 무렵 제주 청년들을 찾아나서며 많은 이야기도 나눴다.

2016년 4월 두번째 행사를 열었다. ‘우리는 N포세대입니다’가 행사의 타이틀이었다. ‘N포세대’라 함은 생계가 어려워 무언가를 자꾸 포기하는 청년들을 표현한 단어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가 이야기하는 N포세대가 아니다.

유 상임대표는 “우리는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포기할 때의 ‘포’가 아닌 넘치도록 가득하다의 ‘포’ 서로의 꿈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다”며 “청년들의 꿈을 가로막는 현실의 장벽들, 청년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공식 출범일, 2016년 8월 15일 청년네트워크는 세 번째 행사 ‘우리 여기 있어요’를 열었다. 이 또한 제주의 청년들이 세상에 보내는 메시지였다.

유서영 대표는 “주변에 청년이 없다고 한다. 실상 알고 보면,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찾아 묵묵히 걸어나가는 멋진 지역의 청년들이 많다”며 “그들을 만나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 응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제주지역에서 청년 개인과 단체들이 서로 교류, 연대하면서 자생력을 기르는 것. 제주청년네트워크의 미션이다.

지역사회에 제주의 청년들이 자존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주청년들이 모이는 것만으로도 작지만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처럼 제주청년네트워크는 모든 제주 청년들의 생활안정이 가장 시급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움직인다. 갈수록 뛰는 집세, 점차 줄어드는 일자리 등.

팍팍한 생활보다 청년들을 더욱 옥죄는 것은 희망의 부재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손써볼 수 없다는 절망감이다.

1970, 1980년대 경제호황기에 있었던 일부 기성세대들은 젊으니까 용인되는 것이 많았다. 유서영 상임대표는 “기성세대와 지금의 청년세대는 확실히 다르다”며 “우리 청년들은 단 한 번의 실패도 용인되지 않는 세대”라고 설명했다.

청년네트워크는 이를 위해 청년들이 모이는 토론회를 여는 한편, 도의원, 도지사 등 정치인을 만나 직접 청년정책에 대해 서슴없이 생각을 펼친다.

제주의 청년들을 불러모으는 프로젝트도계속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청년이 일하기 좋은 제주’, ‘한달에 기본소득 50만원이 보장된다면’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

또한 생활안정이라는 미션에만 멈춰있지 않는다. 제주를 청년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미래도 그려나간다. 얼마전 제주청년네트워크는 지역청년들이 모여 문화예술을 고민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우리는 문화예술로 먹고살수 있을까’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제주청년네트워크는 시민사회에 청년문제 해결에 함께 해달라고 호소한다. 지금까지 이들의 활동은 지역사회에서 연대의 결과물이다.

현재 임의단체인 제주청년네트워크는 사단법인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정기적인 후원금이나 비물질적인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을 해보고자 한다.

유 대표는 “제주청년네트워크가 자주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적잖게 예산이 투입된다”며 “우리의 미션을 공감해주는 분들을 찾아나서고 있다. 정기적으로 도울 수 있는 분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청년네트워크는 오늘도 외친다. “제주 청년 여기 모여, 꿈많은 제주청년들 여기 있습니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