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기자 유학생들을 만나다 1

학교 캠퍼스를 다니다 보면 다양한 나라의 유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교양 수업이나 전공 수업을 들을 때, 유학생의 존재는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이젠 일상이 된 그들의 존재만큼 그들의 생활도 우리처럼 일상화 되어 있을까?

◇ 1년 전부터 제주대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송안연(건축학과 2)씨. 그녀는 초등학교 시절 슈퍼주니어를 보고 처음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지금은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녀에게 제주대학교에서의 1년은 어땠을까?

- 방학 때 뭐 하고 지내셨어요?
▲ 수영을 하거나 친구들을 만나 쇼핑이나 영화를 보고 지냈어요. 한국에 있을 때랑 별로 차이가 없었죠. (웃음) 요즘 중국에서는 양궁이 유행하고 있는데 해보지는 못했어요.
 
- 한국말을 굉장히 잘하시는 것 같아요
 ▲ 한국에 처음 와서 1년 정도 어학당에 다녔어요. 많이 배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학교에 와 보니 한국어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지더라고요. 그래도 1년 정도 다니다 보니 지금은 훨씬 좋아져서 중국에서도 한국말이 나올 때가 있어요. 그래도 인터넷 용어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웃음)

- 어떻게 한국으로의 유학을 결정하게 되셨어요?
▲ 초등학교 시절 슈퍼주니어를 좋아해 한국에 가보고 싶었어요. 마침 삼촌이 중국의 교육부 같은 곳에서 일하셨는데 그 센터에서 한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유학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그곳에서 반 년 정도 한국어를 배우고 함께 공부하던 친구와 한국을 오게 되었어요.  또 다른 이유는 우선 가깝고 문화가 비슷하다는 점이었어요. 사촌언니가 한국에 있어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죠.  한국 중에서도 제주도는 경치가 좋아서 제주대학교로 오고 싶었어요.

- 가까운 나라고 문화적으로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다른 나라인 만큼 오셨을 때 힘든 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처음 오셨을 때 힘들다고 생각하셨던 부분이 있나요?
▲쓰레기 분리수거를 처음 해봐서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또 세탁기 돌리는 법이 잘 이해가 안 돼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지금은 기숙사 친구들이 알려줘서 혼자서도 잘 돌려요. (웃음)

- 건축학과에 재학 중이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건축학과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어렸을 때 중국에서 모듈 하우스(공업화 주택)를 생산하는 곳을 자주 구경했었어요. 그때부터 건축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또한 중국은 인구가 더 늘어나고 있고, 땅이 모자라서 단독주택이 아닌 아파트만 짓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아파트를 리모델링 하려는 사람이 많아질 것 같아서 실내 인테리어를 배우려고 건축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 학과 생활을 하면서 힘들지는 않나요?
▲ 힘들긴 하지만 그만큼 재미있어요. 방학 때 중국에서 모형 재료도 사서 왔죠. (웃음) 전공 공부에 컴퓨터를 쓸 일이 많은데 제가 컴퓨터를 잘 못해서 그 부분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 대학교에서는 조별 과제를 할 일이 많을 텐데요, 조별과제에서 오는 어려움은 없었나요?
▲ 조원들이 보통 저에게는 쉬운 부분을 맡겨서 괜찮아요. 그래도 가끔 조별회의를 할 때 잘 끼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어요. 그리고 발표 자료를 만들 때 글씨체를 바꾸는 게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어학당에서 발표 연습을 많이 했었어요. 발표할 때는 한국어로 대본을 써서 연습을 해요.

- 공부하다 어려운 게 나왔을 때는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 전공 공부를 할 때 건축 용어가 어려워서 이해하기 힘들 때가 많았어요.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넘었지만 사실 전부 다 이해가 되지는 않아요. 수업을 녹음해서 다시 듣기도 하고요. 가끔 사전을 검색해도 모를 때는 교수님을 따로 찾아가서 질문한 적도 있어요.

- 학과생활 외에도 따로 하고 싶은 활동이나 배우고 싶은 것이 있나요?
▲ 처음엔 학과생활에 바빠서 별로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요즘은 스쿠버다이빙을 배우고 싶어요. 그런데 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 못하고 있죠. 또 스페인어도 배우고 싶어요.

- 보통 주말에는 뭐 하면서 지내세요?
▲ 저번 학기까지는 중국 친구들과 제주도를 자주 돌아다녔어요. 월정리나 애월 등 제주도 관광지들을 주말을 이용해서 많이 다녔어요. 특히 중국 친구들 중에 카페에서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다양한 곳을 가봤죠. 이번 학기부터는 수업 예습을 위해서 다양한 곳에 답사를 가볼 예정이에요. 또 한국 드라마도 봐야 해요. (웃음)

- 저도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주로 어떤 드라마를 보세요?
▲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해요. 제일 처음 본 한국 드라마가 꽃보다 남자였는데, 최근에는 썸남, 도깨비, 시그널, 등등 다양하게 많이 봤어요. 함께 유학하는 친구들도 자주 보곤 해요.

- 제가 교양 수업을 가서 본 중국 유학생들은 중국 유학생들끼리만 함께 다니는 것 같았어요. 한국 학생들과 친해지는 것에 대해서 어려움이 있나요?
▲ 제 생각에는 중국 친구들이 부끄러움을 타는 것 같아요. 또 친구들이랑 얘기하다 보면 상대방이 자신을 안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자꾸 웃고 먼저 인사하라고 말을 해주고 있어요. 그런데 사실 대부분의 중국 친구들이 이런 걱정을 하고 있어요.

- 이제 마지막 질문인데요, 유학생 생활을 하면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 자신감이요. 자신감을 가지지 않으면 자꾸 마음이 우울해져요. 실패감이 자주 들죠. 수업을 들을 때, 해야 할 과제가 많거나 사람들이 이야기 할 때도 힘들기 때문에 처음 한국에 왔었던 1학년 2학기에는 강의실에 들어갈 때 마음의 준비를 하고 들어갔어요. 제 입장에서는 강의실에 들어가면 전부 다 외국인이니까요. 자신감이 없어도 항상 자신감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해요.

-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유학생활에 임해야 한다는 말이군요. 좋은 인터뷰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