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들 구멍에 휴지 채워 넣어 대응
타 대학은 감지기까지 대여하는데 제주대는?

여자 학생생활관에서 발견된 의문의 구멍들. 기숙사의 여학생들은 이 구멍을 통해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었을까봐 불안해 하고 있다.

학생생활관 2호관 화장실 벽 부분에 구멍이 여러 곳 뚫려 있다. 여학생들은 정체모를 구멍 속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돼 있을 가능성에 불안해 하고 있다.

학생생활관 생활을 하는 김지연(철학과 17학번)씨는 “한 칸에만 구멍이 뚫려있는 게 아니라, 여러 칸에 다양한 형태로 구멍이 뚫려있어서 누군가가 의도를 갖고 구멍을 뚫은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며 불안을 토로했다.

이런 정체모를 구멍에 대해 학생생활관 행정실 관계자는 “화장실에 휴지걸이나 경첩 등을 보수하거나 새로 설치하는 과정에서 생긴 구멍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볼펜 크기보다 큰 구멍이어야 카메라 설치가 가능해 작은 구멍을 통한 몰래카메라 설치는 어렵다. 특히, 여자기숙사는 외부인 출입이 제한된 곳이다. 외부인이 출입해 몰래카메라를 설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자 기숙사뿐 아니라, 교양동, 외교원을 비롯해 학교에 위치한 여자화장실 벽면이나 문에 정체모를 구멍이 뚫려 있다. 현재까지는 학생들이 직접 구멍에 휴지를 넣어 막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직 그 안에 몰래 카메라가 있을지 없을지는 미지수이다.

이런 정체모를 구멍에 대해 외교원 관계자는 “화장실에 그런 정체모를 구멍이 뚫려 있는지 몰랐다. 확인해 보고, 구멍이 뚫려있다면 보수하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대학 내 몰래카메라 범죄가 계속해서 적발되고 있다. 2015년 홍익대, 2016년 서울대, 2017년 시립대 등 대학 내 몰래카메라 범죄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제주대학교에서도 2016년 9월 외교원에서 한 남학생이 화장실에 잠입해서 도촬하려다 발각됐다. 현재, 가해자 남학생은 무기정학 된 상태이다.

대학들은 몰래카메라 범죄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덕성여대는 학교차원에서 보안업체에 의뢰해 몰래카메라 검사를 진행했다. 시립대와 연세대는 학생회에서 몰래 카메라 탐지기 대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종대와 한양대 등의 학생회는 학교를 직접 순찰해 결과를 발표하는 등 학생들이 주도해 몰래카메라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다.

제주대학교 관계자는 “학생회관 여자 화장실에는 비상벨을 설치했다. 그리고 중앙 도서관은 동부경찰서와 협업하여 몰래 카메라 설치 여부 검사를 했다.”고 밝혔다. 다만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학교 전체 화장실 몰래 카메라 설치 여부를 검사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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