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신산공원-시청 일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극복하자는 취지로 지난 8월부터 추진됐던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우여곡절 끝에 개최됐다.

우려됐던 최악의 상황인 주최측과 반대측 간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곳곳에서 위험한 상황 또한 다수 발생했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28일 토요일 오전 11시 제주시 신산공원 일대에서 ‘퀴어옵써예’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를 열었다. 이는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된 성소수자 문화축제이다. 지난 8월 28일 시청 어울림광장에서 ‘혐오와 차별을 넘어서자’며 축제 추진을 발표한 지 정확히 2개월 만이다.

공원 인근에는 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만일의 사태를 방지해 공원 주변을 경찰 병력들이 둘러쌌고, 행사장 내에도 사복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동성애반대 단체와 기독교 단체 등도 공원 입구에서부터 시위를 벌여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대부분의 반대측 시민들은 대부분 행사장 외부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것으로 그쳤지만 몇 사람이 행사장에 난입해 소리를 지르거나 행사를 방해하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은 오후 3시 30분경부터 일도2동 신산공원에서 제주시청까지 퍼레이드를 시작했다.

조직위 차량과 기수들을 선두로 약 500명이 함께 한 것으로 추정되는 퍼레이드단은 경찰 병력의 호위를 받으며 무사히 제주시청까지 행진한 후 복귀했다.

퍼레이드 시작 후 반대측이 차량과 인력을 동원해 횡단보도를 점거하는 등 맞불 행진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날 진행된 행사에 관한 시민들의 입장은 다소 엇갈렸다. 행사에 참여한 한 여성은 “평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상처주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남성은 “아이를 둔 가장으로서 좋은 것만 봐도 모자랄 아이들에게 왜 이런 걸 보여주는지 모르겠다. 동성애는 있을 수 있지만 그걸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이날 진행된 축제에는 제주지역 시민 300명과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내려온 200명 등 총 500여명의 사람들이 찾아왔다.

타 지역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와 각 정당들의 성소수자 위원회와 각종 상담센터, 성소수자를 위한 교회 커뮤니티와 유명 페미니스트 부스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됐다.

이로써 제주는 국내에서 퀴어문화축제를 개최한 네번째 도시가 됐다. 앞서 2000년 서울, 2009년 대구에 이어 2017년 9월에는 부산에서 축제가 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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