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굴하지 않은 독서열풍…
‘역사 읽어주는 남자’ 설민석의 북 콘서트 ‘인기폭발’

설민석 강사가 북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했던가,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독서문화대전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대규모 책 페스티벌 <제주독서문화대전>이 ‘책으로 가득한 섬, 제주’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지난 11월 4일부터 5일까지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 일대에서 개최됐다.

제주시 탑동해변 공연장에는 11월의 첫 주말을 맞아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Tvn과 MBC무한도전에서 ‘역사 읽어주는 남자’ 로 유명한 스타강사 설민석의 북콘서트를 보기 위해 발 디딜틈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15시부터 17시까지는 제주독서문화대전의 개막행사로 제주도립 합창단, 제주도립 교향악단, 더 로그(혼성듀오), 홍조밴드의 무대공연이 열려 행사에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이번 축제는 제주시 원시티 원북 선정도서인 ‘조선왕조실록’의 저자 설민석 강사를 초청해 역사 속 위인들의 독서법을 살펴보며 ‘세상을 바꾼 사람, 그 사람을 만든 책’이라는 주제로 북콘서트가 진행됐다. 재미있고 알찼던 ‘설민석과 함께한 북 콘서트’ 내용을 살펴본다.

◇ 독서하는 습관의 중요성 - 위인들의 사례

세상을 이끌어 가는 위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모두가 책을 가까이 했던 독서가라는 사실이다. 세계 최고의 부자하면 떠오르는 마이크로소프트 전 CEO 빌게이츠는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라는 말을 하며 독서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빌게이츠 뿐만이 아니라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 또한 자서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독서와 초밥이다’라는 말을 남길 정도로 책을 좋아했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는 여러 장르의 책 중에서도 철학관련 서적을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여자 위인으로는 미국을 움직이는 힘이자 세계를 움직이는 힘을 가진 오프라 윈프리가 언급됐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할머니가 읽어주신 성경을 통해 독서하는 습관을 갖게 되고 성공할 수 있었다고 직접 밝혔다고 한다. 

또한 프랑스인이 존경하는 위인 나폴레옹은 전쟁 상황 속에서도 책을 놓지 않으며 지식을 쌓았다고 한다. 프랑스의 자그마한 섬 출신인 그가 영웅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독서하는 습관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설민석 강사는 “위인들의 사례를 들어가며 단순히 학교 공부만 권할 것이 아닌 독서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아이가 훌륭하고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부모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 제주를 방문한 위인들의 독서법

고려시대, 조선시대 대표적인 귀양살이를 하던 귀양지가 바로 제주도였다. 적어도 제주도로 귀양을 당하려면 광해군, 소현세자의 아들들 또는 자손들과 같이 비교적 급이 높았던 위인들이어야만 했다. 그래서 제주도에는 귀양 오는 인문들은 과거 내로라하는 브레인, 대석학들이 많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우암 송시열, 추사 김정희 등이 제주도를 거쳤다.

설민석 강사는 제주도에서 같이 숨 쉬고 지냈던 우암 송시열과 추사 김정희의 독서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암 송시열은 ‘의심하는’ 독서를 했다고 한다. 여기서 의심이란 탐구를 말하는 것이다. 철학자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와 같이 우암 송시열은 탐구하고 사고하는 독서를 즐겨했다고 한다. 

설민석 강사가 진행하는 북콘서트를 보기위해 맣은 사람들이 모였다.

두 번째 인물인 추사 김정희는 19세기 사람으로서 붕당정치에 휘말려 제주도로 유배 오게 됐다. 김정희는 우암 송시열과는 달리 유교뿐만이 아닌 불교 서적 등 다양한 부류의 책을 읽었던 사람으로 시·서·화에 능했다. 오랜 기간 제주도에 머무르며 독서를 바탕으로 세한도와 추사체를 완성했다. 설민석 강사는 독서를 할 때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어 견문을 넓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조선왕조 속 왕들의 독서법

조선왕조실록의 저자인 설민석 강사는 역사 속 왕들의 독서법에 대해 설명했다. 조선시대 독서로 유명한 왕에는 ‘세종’과 ‘정조’가 있다. 한글을 만든 세종은 정독의 대명사라고 한다. 세종은 한 권의 책을 기본 100번씩 읽으며 단순히 읽기에 그치지 않고 그 뜻을 이해하고 더 깊은 생각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공부환경과 유사한 상황에 처했던 왕이 있었으니 바로 정조대왕이다. 정조는 주변의 위험요소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서를 했다. 정조는 ‘어릴 때부터 독서하라, 소리내어 읽어라, 읽은 것을 실천하라’는 독서법을 제시했다. 어릴 때부터 독서하는 습관을 익히는 게 중요하고, 소리 내어 읽으며 책의 내용을 오감을 활용해 읽으면 이해가 잘 된다고 한다. 그리고 배운 것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독서법으로 책을 읽고 난 뒤에는 독서기(독후감)을 쓰라고 제시했다. 독서기를 통해 훗날 시간이 지난 뒤에 책 전체를 다시 읽지 않고 독서기만 보고 책의 내용을 되새기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각자의 방식으로 독서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역사책을 읽으며 “정글과 같은 사회 속에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선조들의 지혜를 배우길 바라며 ‘온고지신: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만들자’의 정신을 외치며 역사를 사랑하자”고 당부했다.

강연을 마무리 하며 설민석 강사는 “제주도의 진정한 보물은 천혜의 자연뿐 아니라 책을 사랑하는 도민 여러분이다. 책으로 가득한 보물섬, 제주의 미래와 발전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참가하며 제주에 독서열기가 대단한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또한 북 콘서트 뿐 아니라 모든 행사에 성숙한 태도로 참여하는 도민들을 칭찬하고 싶다.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지속돼 제주 독서문화 발전에 기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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