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7일 제10대 제주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선거에 4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직선제가 결정되면서부터 일찌감치 출마설이 나돌았던 분들 가운데 몇 분이 빠졌다.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8일 새벽에는 학내에 출마의 변을 담은 이메일이 학내구성원들의 웹메일 계정에 수신되었다. 업무가 시작되자마자 선거운동정보를 담은 한 후보자의 문자가 수신되었다. 11시가 조금 넘으면서 모든 후보의 문자가 수신되었다. 퇴근길에도 후보들의 비전과 공약을 담은 문자가 이어졌다. 이렇게 해서 제10대 제주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거의 첫날이 시작되었다.

다음 날, 인문대학 2호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첫 번째 토론에서는 각 후보자가 밝히는 출마의 변을 첫 발언으로 해서, 모두 여섯 가지 질문과 후보들의 답변이 이어졌다. ‘대학발전과 거버넌스’를 전체 주제로 하여, 대학행정기조와 관련한 질문이 세 가지, 인사 및 제도와 관련된 질문이 세 가지였다.

대학이 각종 지표에 끌려 다니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모든 후보자들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학령인구감소라는 대학의 현실에 대한 해결책에서도 도외 우수인재 유치, 글로벌과 특성화, 국립대로서의 정체성 회복 등으로 ‘대동소이(大同小異)’했다. 그런데 질문은 많았고, 답변은 거침이 없었으며, 차별성은 없었다.

후보자들의 고심도 이해가 된다. 삼 분 안에 답해야 하는 첫 번째 질문의 경우 사실상 세 가지 대답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첫째, 대학구조조정의 원인으로 손꼽히는 학령인구 감소와 그것을 근거로 전정부에서 추진되던 학교 평가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둘째, 그것을 전제로 한 학생 유치와 취업률 신장방안은 무엇인가? 셋째, 대학이 평가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재정확보와 관련한 해결 방안으로서 등록금 인상 및 발전기금 유치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후보자 등록과 함께 미리 주어졌다고 하지만, 후보자들이 만든 정책과 연결해서 준비하기에는 너무 많은 질문이었고, 다 말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덕분에 첫 번째 토론은 주어진 질문에 대한 답변을 완벽하게 하려는 쪽과 대강의 메시지를 던지려고 하는 쪽으로 양분되었다. 평가는 청중의 몫이니 각자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역거점국립대학인 제주대학교의 4년을 이끌어나갈 총장 후보자들의 첫 인상이 썩 믿음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16일에는 대학 교육과 연구, 복지를 주제로 한 2차 토론이 열린다. 1차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여섯 개의 질문과 답변이 이어진다고 한다. 21일에는 지역사회 소통을 주제로 한 한 개의 질문과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공약집을 보면 알 수 있는 토론보다는 숙고한 흔적이 역력한 치열한 토론을 준비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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