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운동, 진정한 민주화에 아직 갈 길이 멀다…
탑동 매립반대, 송악산 개발저지 제주 시민사회의 성과”

1987년 대한민국 전역에서 전두환 정부의 퇴진,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해 6월민주항쟁이 일어났다. 2016년 10월 박근혜 정부를 몰아내기 위한 촛불시민혁명이 일어났다. 6월민주항쟁 30주년, 촛불시민혁명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1월 11일 제주 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학술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학술토론회는 1부 한국의 민주화운동과 2부 제주지역 민주화운동으로 나눠져 진행됐고 강남규 (사)제주민주화운동사료연구소 이사장의 개회사로 시작했다. 

강남규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오늘 이 자리는 현실을 직시해 청산해야 할 대상을 분명히 하고 미래 제주사회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진전시켜 나아갈 것인지를 토론하는 자리가 돼야 할 것”이라 했다.

이어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반헌법행위자열전편찬위원회 위원이 ‘4월·5월·6월, 그리고 촛불-제주 6월항쟁 30주년’과 ‘도청에 끝까지 남은 그들을 기억하자-광주 5.18’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벌였다.

◇ 기조강연

한홍구 교수는 제주4·3항쟁에 대해 “피나는 4·3진상규명운동의 결과 비록 피해자에 대해 배보상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어떤 과거 사건에 비해 국가적 차원에서 철저한 진상규명이 됐다. 국가의 공식적인 보고서 발간과 대통령의 사과, 제주 4·3평화공원의 조성 등으로 억울한 피해를 입은 제주 도민들이 조금이나마 해원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70주년을 앞둔 상황에서 우리는 촛불이 어떻게 과거사 진상규명의 미진했던 부분을 넘어 분단을 비추고 통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를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광주 5·18과 6월 민주항쟁에 대해서는 “6월 항쟁은 5월에 집에 갔던 사람들이 돌아와 만들어낸 것이지만 그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대중’ 이라 부르든 ‘시민’이라 부르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것이다” 라며 강연을 마쳤다.

◇제1부 6월항쟁과 한국의 민주화 운동

제1부에서는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 정상호 서원대 교수, 신상숙 서울대 여성연구원이 각각 6월항쟁과 노동운동·시민운동·여성운동에 대해 발표를 했다.

하종강 교수는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의 특징을 설명하고 민주노조운동 30년에 대한 평가자료들을 첨부해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미래 사회에도 노동조합(또는 노동운동)은 어떤 형태로든 계속 존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언젠가 노동조합이 더 이상 적합한 노동운동틀이 아니라고 판명되거나 역사 속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해도 현 단계에서는 더 많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노동조합의 운동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미래 사회에 유익한 진보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정상호 교수는 6월항쟁과 시민운동의 관계를 연구한 주장들을 설명하면서 우리나라에 있는 여러 인권단체, 언론단체, 환경단체들을 설명한 후 각 단체들의 변화들을 설명 했다. 그는  “이번 발표에서 살펴본 단체들이야말로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결성이나 국본의 형성을 가능하게 했던 요인이자, 국본이 일부 재야인사와 민중운동을 넘어선 최대연합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동력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라고 하면서 끝냈다.

신상숙 연구원은 1987년 이전의 여성운동과 6월항쟁으로 인해 바뀐점, 1990년대 이후 여성운동 방향들을 설명하고 나서 촛불시민혁명과 여성운동의 과제에서 최근 ‘여성혐오’와 여전한 성불평등에 대해서 언급했다. “촛불시민혁명을 야기한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위기는 1987년 6월 항쟁 이후 30년의 여성운동을 되돌아보고 깊이있게 성찰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제2부 6월항쟁과 제주지역 민주화운동

제2부에서는 김종민 전 제주4·3위원회 전문위원, 정영신 제주대학교 공동자원 연구센터 연구원, 김수열 시인 겸 제주작가회의 회장이 각각 6월항쟁과 4·3진상규명운동·주민운동·문화예술운동에 대해 발표했다. 

김종민 전 전문위원은 제주4ㆍ3 발생 이후 1960년부터 현재 2017년까지 진상규명활동과 이에 대한 국가의 반응을 나열해 소개했다. “1960년 4ㆍ19 혁명, 1987년 6월 항쟁, 그리고 2016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촛불혁명은 한국현대사는 물론 4ㆍ3진상규명운동사에도 큰 획을 그은 사건” 이라고 하면서 “앞으로도 4ㆍ3진상규명운동과 그 성과는 정치ㆍ사회의 민주화 수준과 정비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신 연구원은 제주 6월 항쟁의 전개, 제주의 지역사회운동과 주민운동의 형성과 발전, 제주시민사회의 형성과 ‘범도민’적 요구의 출현, ‘제주도개발특별법체제’의 해체와 전환에 대한 연구를 설명했다. 그는“2018년은 제주 시민사회가 스스로를 공개적인 정치적 장에서 표출했던 사건들, 사람들, 현장들의 과거와 오늘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어쩌면 탑동 투쟁과 송악산 투쟁은 오늘날 제주사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인 환경과 평화의 가치를 제주의 시민사회에 각인시킨 투쟁이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수열 시인은 6월항쟁을 전후로 나온 여러 문화예술작품들을 설명하면서 6월항쟁과 제주지역 문화예술의 변화 양상을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4·3을 역사의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린 현기영 작가의 <순이삼촌>을 설명하고 1980년에 창립돼 3년동안 활동한 극단 ‘수놀음’의 활동과 해체를 언급하고 ‘제주문화운동협의회’의 창립과 놀이패 ‘한라산’의 <사월굿 한라산>에 대한 관계당국의 조사 사건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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