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해군기지 미군기지화 현실로”… 동북아시아 불안 우려

“미군기지로 전락한 강정 해군기지” 지난 11월 22일 서귀포 강정 서귀포 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원자력 추진 잠수함 미시시피함이 입항한 가운데 해군 장병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미시시피함 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강정마을 평화활동가들이 기지 정문에서 미 핵잠수함의 입항을 거부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주한 미군해군사령부 제공

“대추리는 강정의 미래다” 서귀포시 강정마을은 평택시 대추리와 닮았다. 이 두 곳 모두 대한민국에 있는 군사기지라는 점이다. 

최근 강정 해군기지에 미국 해군함정이 잇따라 입항하면서 “강정 해군기지가 사실상 미군기지로 전락하고 동북아시아 평화에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1월 22일부터 제주해군기지에 미군 버지니아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 미시시피함(SSN-782)이 입항했다. 기지 준공 이후 핵 잠수함 입항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함정은 배수량 7800t, 길이 115m, 폭 10.3m 규모이며 승조원 150 여명이 탑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MK48 어뢰 등을 갖추고 90일간 물 속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강정 해군기지에는 2016년 2월 준공 이후 지난 3월 미국 이지스구축함 스테뎀함(USS Stethem) 입항을 시작으로 7척의 외국 군함이 입항했다.

제주평화인권센터는 지난 11월 24일 성명을 통해 “평화의 섬 제주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미 핵잠수함 미시시피는 당장 제주를 떠나라”고 밝혔다. 또 “문재인 정부는 전략핵 잠수함, 핵추진 잠수함, 항공모함 등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군함의 입항을 금지하라”고 역설했다.

한 강정 해군기지반대 평화활동가는 “최근 들어 미 해군이 강정 해군기지에 입항하고 차량을 통해 서귀포 시내를 활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쳐 이뤄지고 있는 것인지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강정 해군기지 건설에 이어 최근 추진되고 있는 제2공항에 공군탐색부대 등 군사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역사회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윤용택 철학과 교수는 지난 11월 17일 열린 진교넷 난상토론회에서 “해군기지가 들어섬으로써 중국과 일본에 군사력 증강의 명분을 주고 유사시 제주가 핵심 공격목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제주는 세계 ‘평화의 섬’이 아니라 ‘세계분쟁의 섬’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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