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미디어 유통현황에 대해 심도 있는 얘기 나눠
각계각층 다양한 의견 들어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 돼

2017 제주 지역언론연구 세미나에 참석한 교수 및 패널들이 세미나의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주 지역미디어 유통현황을 살펴보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학과장 고영철)와 사회과학연구소(소장 강경희)는 12월 7일 제주대학교 아라컨벤션홀에서 지역언론연구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 제1세션에서 최낙진 교수는 ‘제주 출판유통 구조 현황과 개선방안’에 대한 발표 중 지역출판 활성화 방안의 대안으로 물류센터의 건립문제를 언급했다.

최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지역성을 강조하며 “지역출판 활성화 지역이 많을수록 우리나라 전체 출판문화산업은 건강하고 풍부해진다”며 “지역출판 활성화는 출판콘텐츠는 물론 문화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지렛대인 셈”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별 출판 도매업 사업체 현황 및 소매업 현황 등 통계자료를 제시하며 “특이한 점은 2015년 기준 출판 도매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7% 정도로 매우 낮은 제주도의 사업체 수가 전년(2014년) 대비 마이너스 31.3%로 급격히 줄었지만, 2012년 이후 연평균 증감률에서는 35.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내 출판 소매업 사업체 비율은 전국대비 0.4%에 불과하지만 동시에 가장 급격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며 “2013년 기준 제주지역 소규모 책방의 인기를 말해주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서점은 제2, 제3의 공공도서관이다’를 화두로 창고형 제주 책 물류센터의 건립 필요성을 제안했다. 그는 “기존 유통시스템으로는 동네서점의 어려움이 계속 이어진다”며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제주도 출판유통업계의 대형 물류창고 마련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류센터 운영은 대형 도매서점과 여러 출판사들로부터 다양한 책들을 대량으로 들어오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발표 직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박경숙 교수(언론홍보학과)가 사회를 맡아 고봉석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제주도조합 조합장(대진서점 대표)와 진선희 한라일보 교육문화체육부장, 김나솔 제주출판인연대 사무국장이 나서 패널토론을 벌였다.

고봉석 조합장은 “인터넷 서점이 생긴 후 서점 매출은 계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서점가가 처한 현실적 문제를 언급한 후, 동네서점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이 모색돼야 함을 강조했다.

진선희 부장은 “제주에 독립출판사들이 많이 생겨나며 동네의 작은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아 나가고 있다”며 “제주지역 동네서점과 독립서점 등이 서로 협력하며 지역출판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나솔 사무국장은 올해 제주에서 개최된 대형 도서관련 축제 등을 소개한 후, “지역출판 활성화를 위해서는 물류센터 등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제2세션에서는 고영철 교수가 심도 있는 현장 조사를 토대로 ‘지역신문산업의 위기극복방안 : 신문 유통(판매)구조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고 교수는 “신문 유통이란 다양한 뉴스와 정보를 취재해서 만든 신문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모든 과정을 말하는데, 신문사에게 구독자 수의 감소는 신문사가 생산한 기사가 많은 독자들에게 유통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라며 “이 상황에서는 신문사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광고의 효과도 줄어들게 된다”고 구독료 관련 조사결과를 설명했다.

고 교수에 따르면 제주도내 6개 신문 중 4개 신문사의 경우 신문구독료를 받지 못하는 비율이 45~6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1개 신문의 경우 구독료는 보급소 수입이고, 신문사에서는 지대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1개 신문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한 유가 판매가 이뤄지는 신문도 신문사의 구독료 수입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보급소와 신문사가 판매대금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수입이 나눠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모 신문사는 보급소 대 신문사 비율이 95대 5로 10%에 채 미치지 못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신문사는 85대 15로 신문사의 비율이 좀 더 높았으며 가장 높은 곳은 75 대 25였다.

고 교수는 “제주지역 신문사의 신문 판매 수입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면서 “신문사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신문 판매 수입이 전체 수입 중 차지 비율이 20% 정도라고 응답한 신문사는 한 곳에 불과하며 이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신문사는 10% 미만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2개 일간지를 제외하고 신문사와 배달 업체 둘 다 구독자, 혹은 지국으로부터 신문구독료를 받지 못하는 비율이 40~6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역신문의 유통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제발표가 끝난 후에는 김경호 교수(제주대 언론홍보학과)가 사회를 맡아 고창범 전 신문유통원 제주사업소장, 김정훈 한라일보 독자제작지원국장, 문평원 신서귀포시 신문유통센터장의 패널토론이 있었다.

토론은 대체적으로 종이신문 쇠퇴 등의 문제로 인해 유료구독자 확보의 어려움, 그리고 유통판매 구조의 현실적 문제 등을 비판하는 시각으로 이뤄졌다.

이러한 가운데 문평원 센터장은 경험을 바탕으로 신문보급을 전담하는 지국과 센터가 처한 현장의 문제를 상세하게 소개하며 구독료 배분 수치에 가려진 실상을 토로해 주목받았다.

그는 “지국이 신문사에서 구독료의 20%나, 10%만 내고 신문을 가져간다고 하는데 실제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필요 신문부수는 100부인데 500부를 보내오면 어쩔 수 없이 받게 되고, 필요 이상으로 신문을 받게 됨에 따라 가격을 논하는 것”이라며 “만약 100부가 필요한데 100부만 보내온다고 하면 지국에서는 아마도 대체적으로는 그 이상의 가격을 지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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