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NESYS 2017, 9박 10일 간의 홋카이도 체험 수기

JENESYS 2017 ‘홋카이도·한국 지역 유산 발굴·발신교류 사업’에 참가했다. 이 사업은 일본 외무성에서 주최한 사업으로 11월 22일부터 12월 1일까지 9박 10일 동안 이뤄졌다. 홋카이도와 교류를 하고 있는 서울, 부산, 경남, 제주 등 총 4개 지역 대학생들이 5명씩 선발되어 방문단이 구성됐다.

◇ JENESYS 2017

JENESYS(Japan-East Asia Network of Exchange for Students and Youths)는 아시아대양주 각국, 지역과의 청소년 교류를 실시하는 사업이다. 장래를 짊어질 인재를 초청해 대일 이해 촉진을 도모하고 일본의 매력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대외발신을 강화해 일본의 외교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JENESYS 2017은 홋카이도에서 이뤄져 방문단이 다양한 홋카이도 유산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홋카이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SNS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그 매력을 알리는 것이 방문단의 일이었다. 또한, 홋카이도 내 청년들과의 교류를 통해 홋카이도와 한국의 교류인구 확대에 이바지하는 가교가 될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목적이었다.

◇ 아이누 문화

일정 중 아이누 민족과 관련된 일정이 유독 많았다. 홋카이도 박물관에 들려서 아이누 민족에 대해 설명받는 것을 시작으로 아이누 민족 박물관, 삿포로 대학 우레시파 클럽, 니부타니 아이누 문화 박물관 등을 들려 아이누 문화를 공부하고 체험했다.

홋카이도는 원래 아이누 민족의 터전으로 ‘에조치(蝦夷地)’라고 불리웠다가 일본 본토에 편입됐다. 편입되는 과정은 아이누 민족에 대한 배려 없이 진행됐다. 그 이후 아이누 민족는 일본 사회 내에서 ‘제2 시민’으로 대우받았다. 그들을 대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 역시 긍정적이지 않았다. 때문에 아이누 민족은 계속해서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차별에 시달렸다. 이런 시련을 겪으며 아이누 문화는 점차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1994년에 아이누 민족 출신으로서는 최초로 정치인 겸 학자인 카야노 시게루(萱野茂, 1926~2006)가 참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아이누 민족은 다시금 일본 사회에서 조명받게 됐다. 이후 일본 정부는 아이누 민족을 인정하고 그들의 문화를 다시금 살려내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소수민족의 문화를 다시금 재조명하고 살리기 위한 과정은 고단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 일본 정부 및 시민단체가 이를 다시금 발굴하고 살려내기 위해 하고 있는 이러한 노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 홋카이도의 음식

홋카이도는 음식이 맛있는 걸로 일본 내에서도 유명하다. 다양한 특산품이 있는데 우리가 평소 즐기는 삿포로 맥주부터 스프 카레, 징기스칸 등이 있다.

잘 발달된 낙농 환경으로 유제품 등도 유명하다. 이는 홋카이도가 생산성이 높은 농업을 전개해 청정지역의 질좋은 먹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홋카이도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 놀랐던 점은 일본 전 국토를 통틀어 유일하게 식량 자급이 가능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홋카이도 내의 식량 자급률은 평균 약 200%라고 한다. 또한, 홋카이도의 농림수산업은 일본산 공급열량의 약 20%를 공급하는 등 일본에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크게 공헌한다고 한다.

홋카이도청에서도 계속해서 농업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0%대로 식량자급률이 낮은 국가에 해당한다. 이런 우리나라와 홋카이도의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 일본의 디테일

일본에서 9박 10일간 생활하면서 일본의 세세함에 놀랐다. 묵었던 호텔 방에 거울이 있었는데 거울이 여닫이 식으로 만들어져 있어 거울을 가릴 수 있었다. 또한, 욕조에는 손잡이가 달려 있어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들도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고속도로에서 들린 휴게소 화장실에는 한국어로 화장실 이용법 설명문이 있었다. 하다못해 음료수 캔조차도 사용하는 방법이 적혀있었다.

동양 문화권이 아닌 곳에서 온 사람은 좌변식 화장실을 처음 사용했을 수도 있다. 거울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고 캔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불편한 누군가를 생각하는 일본의 세심한 배려가 인상적이었다.

◇맺으며

다양한 지역의 학생들을 만나는 것뿐 아니라, 평소 만나기 드문 영사관과 보좌관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또한, 일본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고 대화하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매력적인 경험이었다. 홋카이도의 아름다운 자연 경치나 문화유산, 맛있는 음식, 친절한 사람들은 생각할 때마다 기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이전까지 나에게 일본은 ‘가깝고도 먼나라’였다.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나에게 일본은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됐다. 이번 경험은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 학업과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음은 물론, 일상으로 돌아와서 열심히 생활할 동기부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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