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민 관광개발학과 2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올림픽 약소국들과 전국 시ㆍ도 서포터즈의 일대일 매칭이 있었다. 제주도 대학생 SNS 서포터즈 자격으로 응원을 위해 평창에 다녀왔다. 나는 설상종목인 알파인 스키 경기를 관람했다. 알파인 스키는 유럽의 알프스 산악지방에서 발전한 스키의 한 종류로써 가파른 경사면을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활강 경기와 회전 경기 등을 가리킨다. 유럽에서 발전한 스키인 만큼 유럽 선수들이 이 종목에 두각을 나타낸다. 그런 선수들 가운데 스키를 잘 모르는 나라에서 온 선수가 있었다. 바로 동티모르의 ‘요한 공칼베 구’ 선수였다. 제주도 서포터즈는 이 선수를 응원하게 됐다.

동티모르는 적도 근처의 아주 더운 섬나라이다. 눈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고 동계올림픽 종목을 연습할 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않아 동계올림픽과는 거리가 먼 나라다. 그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그는 동티모르 출신 최초로 동계올림픽 설상 종목에 출전했다.
사실 그의 올림픽 출전은 평창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도 혼자서 알파인 스키 남자 회전 종목에 참가했다. 결과는 2분30초89로 최하위(43위)를 기록했다. 이렇듯 그는 매 경기마다 꼴찌였다. 종종 완주를 못할 때도 있었다.

그의 최대 목표는 꼴찌 탈출이었다. 처음 이 선수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나는 ‘4년간 노력해서 연습했는데 굳이 꼴등을 할 것이라면 왜 올림픽에 참가할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꼴찌탈출이 목표라는 말에, ‘메달권이 목표입니다, 10위권이 목표입니다.’ 도 아니고, ‘꼴찌탈출’ 그게 목표인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 대해 알면 알수록 본인의 나라를 알리겠다는 의지와 눈을 찾아보기 힘든 동티모르에서 두 번이나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노력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그는 스키 국가대표로서 군소 국가 동티모르의 외교관 역할도 하고 있었다. 실제로 그가 소치 올림픽에 참가한 이후에 동티모르에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도 늘고, 동티모르 관광객들도 늘었다고 한다.

그는 기록에서는 매번 꼴찌지만 동티모르를 알리고 소개하는 외교적인 부분에서는 1등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동티모르를 세계에 보여주는 것’ 과 ‘메달 순위권과의 격차를 줄이는 것’ 이라는 그의 뜻을 누구보다도 멋지게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그가 언제까지 올림픽에 도전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꼴찌 탈출 목표와 외교적인 뜻을 끝까지 응원하고 싶다. 메달권 선수가 아닌 그의 옆에서 함께 지켜보고 응원할 수 있어서 무척 의미 있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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