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제주4ㆍ3평화공원에서 ‘슬픔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내일로’라는 슬로건으로 제70주년 4ㆍ3희생자 추념식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2006년 故 노무현 대통령의 4ㆍ3위령제 참석에 이어 12년 만에 4ㆍ3추념식에 참석해 “4ㆍ3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라고 한 뒤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과 완전한 해결을 약속했다.

올해 제70주년을 맞은 4ㆍ3희생자 추념식은 ‘슬픔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내일로’라는 슬로건으로 4월 3일 제주4ㆍ3평화공원에서 열렸다. 이번 추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주요인사, 4ㆍ3 희생자와 유족 등 1만5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추념식은 제주4ㆍ3이 대한민국의 역사로 나아가기 위한 추념식이라는 의미를 담아 다양한 추모공연이 병행됐다. 소설 ‘순이 삼촌’(1978년)으로 4ㆍ3을 알린 현기영 소설가가 ‘4ㆍ3 70주년에 평화를 기원하면서’라는 추모글을 낭독했다.

국민의례에 앞서 가수 이효리가 시인 이종형의 ‘바람의 집’을 낭독했다. 국민의례에서는  4ㆍ3 역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헌신한 인물 10명이 대표로 나서 애국가를 선창했다. 순국선열과 4ㆍ3 영령에 대한 묵념에 이어 양윤경 제주4ㆍ3희생자유족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추념식을 계기로 용서와 화해를 통해서 상생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4ㆍ3 유족 이숙영(이관석 희생자의 유족)씨가 유족편지 ‘설움을 딛고 희망으로’를 낭독 후 연단에 문재인 대통령이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여러분이 4ㆍ3을 잊지 않았고 여러분과 함께 아파한 분들이 있어 오늘 우리는 침묵의 세월을 딛고 이렇게 모일 수 있었다”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4ㆍ3의 통한과 고통, 진실을 알려온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들께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70년 전 이곳 제주에서 무고한 양민들이 이념의 이름으로 희생당했다”면서 “이념이란 것을 알지 못해도 도둑 없고, 거지 없고, 대문도 없이 함께 행복할 수 있었던 죄 없는 양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학살을 당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말 못할 세월동안 제주도민들의 마음속에서 진실은 사라지지 않았다. 4ㆍ3을 역사의 자리에 바로 세우기 위한 눈물 어린 노력도 끊이지 않았다”면서 “1960년 4월 27일 관덕정 광장에서 ‘잊어라, 가만히 있어라’ 강요하는 불의한 권력에 맞서 제주의 청년 학생들이 일어섰고, 제주의 중고등학생 1500명이 3ㆍ15 부정선거 규탄과 함께 4ㆍ3의 진실을 외쳤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리고 또한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저는 오늘 그 토대 위에서 4ㆍ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했다.

그는 또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유해 발굴 사업도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끝까지 계속해 나가겠다. 유족들과 생존 희생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배ㆍ보상과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 등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식에 앞서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처음으로 4ㆍ3 행방불명인 표석을 방문한 데 이어 추념식 마무리에는 위패봉안실을 방문해 4ㆍ3영령을 추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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