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과 사람 그리고 희망

박준영 변호사

박준영 변호사가 5월 9일 아라뮤즈홀에서 문화광장 특강을 진행했다.

박 변호사는 이번 특강에서 ‘사건과 사람 그리고 희망’을 주제로 고졸출신이며 파산한 변호사를 거쳐 주목받는 재심 전문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사연과 성장 과정, 다양한 변호 활동에 관한 사례 중심 강연을 통해 학생들에게 삶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했다.
박 변호사는 고등학생 시절 무단 결석, 조퇴, 지각을 100회 이상했던 학생으로 생활기록부에 ‘준법정신이 요구됨’으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제멋대로인 삶을 살던 박 변호사는 운전병으로 군입대해 육군사관학교 출신 대대장을 보필했다. 열심히 사는 엘리트 장교를 보면서 인생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 그는 전역 후 대학교를 자퇴하고 사법고시를 준비했다.

박 변호사는 사명감을 갖고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대신 학생들에게 “어떤 일을 시작함에 있어 동기를 찾는 것이 중요하지만 때로는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동기를 찾을 수도 있다”라며 인생 속 동기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했다.

이어 다양한 변호 활동을 이야기했다. 그는 “세상에는 억울한 일들이 참 많다. 이 일에 대해 정의롭지 않게 해결한다면 또다른 피해자들이 생겨 악순환이 계속된다. 억울함에 대해 정의롭게 해결한다면 사람들은 법을 존중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법을 무시하게 된다. 사회적 분노를 일으키는 법과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부각시켜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변호사는 억울하게 살인범의 누명을 쓰고 21년을 옥살이 한 뒤, 현재 재심을 준비하고 있는 의뢰인 A씨와 동반해 억울함에 대한 고통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어 박준영 변호사는 재심을 전문적으로 맡는 이유에 대해 “사건을 맡다보면 증거가 없는 사건들이 정말 많다. 이럴 때는 목격자의 진술이 큰 힘이 된다. 하지만 목격자들이 진술하기까지 ‘자신이 피해 보지 않을까’ 하는많은 걱정이 따른다”며 “어떤 한 사건의 정의로운 해결은 그 사건 속에 억울한 사람의 누명을 벗겨주는 의미도 있지만 정의로운 해결을 보고 누군가는 용기를 내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준영 변호사는 2017년 2월 개봉했던 영화 ‘재심’의 실제 주인공으로 영화 속 익산 약촌오거리 사건 이후 수원 노숙소녀 살해 사건 등 재심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지연된 정의>,<우리들의 변호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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