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남 우 행정학과 2

자연은 아름답다. 아름답다는 말은 ‘즐거움과 기쁨을 줄만큼 예쁘고 곱다.’는 뜻이다. 사람의 힘을 더하지 않은 저절로 그러함, 자연은 스스로 기쁨을 뿜어내며 고운 눈으로 사람을 기다린다. 사람과 자연, 자연과 사람. 더함도 덜함도 없는 아름다움. 그러기에 사람은 청산에도 살았고, 강변에도 살았다. 숲에도 살고 바람에도 살았다.

여름에 소나무 숲에 가본 적이 있는가. 바람에 흔들리며 서로를 부둥켜안는 소나무들은 말없이 서서 향기를 내뿜는다. 세월을 머금은 향기는 거짓 없이 향기롭다. 이것도 자연이다. 스스로 있기에 더함이 없지만, 가만히 있어도 아름다운 자연. 한반도 남쪽 우리나라에 자연과 친한 지역은 많거니와, 오늘은 내가 발 딛고 사는 제주를 이야기하고 싶다.

제주에는 자연이 공기처럼 흐른다. 제주의 흙과 물에서 영근 자연물들은 숨결 따라 밤낮 따라 변함없이 제주에서 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아름다운 것이 있다면, 나는 소나무를 꼽고 싶다. 많은 이들이 모르는 사실이거니와 나도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다. 제주도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소나무 군락지라는 사실이다. 제주대학교 학생으로서 나는 소나무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제주대학교 총무과 캠퍼스 관리실 직원 분들의 도움으로 몰랐던 많은 것들을 알게 됐다.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2호관 인근에 ‘권제 오름’이라는 오름이 있다. 이곳은 제주대학교가 아라동으로 이전하기 전부터 있던 자연 오름으로 10여 년 전에 올레길을 본 딴 산책로가 조성되기도 했다. 이곳에는 소나무가 약 2200여 그루가 존재하는데, 제주대학교 전체에 있는 약 6500여 그루 중에 가장 많은 수가 권제 오름에 자생한다. 자연적인 생태보존의 관점에서 인위적인 관리는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의 손길이 꼭 필요한 작업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소나무 제선충병 관리다. 사람의 손길이 가해지지 않으면 솔수염하늘소의 유충이 소나무에 기생하며 고사상태로 만들기 때문에 이것만큼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여기에 덧붙여 2년에 한 번 예방주사를 접종해 병해로부터 소나무를 보호하고 이미 죽어버린 고사목을 처리해 제선충병을 예방한다. 소나무는 자연물이거니와 때로는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것이다.

 설명을 들으며 관리실 직원 분들의 노고에 마음으로부터 박수가 나왔다. 누가 알아주지 않는 일이라도 사명감을 갖고 제주대학교의 생태환경을 위해 고생하시는 분들. 자연은 그대로가 아름답거니와 자연을 보존하려는 사람의 땀방울 없이는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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