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의 세포들

사진 - 웹툰 ‘유미의 세포들’

대한민국의 문화 시장은 ‘연애’로 들끓고 있다. 영화, 드라마, 노래, 웹툰 등등 대중적인 문화 시장을 이끌어 가는 주제는 ‘사랑 이야기’다. 최근의 대표적인 ‘연애’ 프로그램을 꼽자면 채널 A의 ‘하트시그널 2’가 있다. 국민들이 ‘하트시그널 2’에 열광하는 이유는 대리만족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출연자들의 외모, 직업 등이 위화감을 조성하기도 하지만 한 번쯤 이상적인 상대를 만나보고 싶은 로망을 대리만족시켜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민들이 문화생활에서 ‘대리만족’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20대와 30대가 타임푸어(Time Poor)에 시달리면서 수면시간과 취미생활 그리고 연애 등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있다. 알바천국에서 20대 회원 854명을 대상으로 ‘타임푸어’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타임푸어 상황 속에서도 자유시간을 가지기 위한 방법으로 ‘주변 사람과의 만남을 자제(41.1%)’하는 방법이 꼽혔다. 사람들과의 만남을 줄이는 것은 인연을 만들 기회 또한 줄어들게 한다. 연애할 시간조차 없는 현대인들은 다양한 문화생활로부터 연애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연애 욕구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문화생활 중 웹툰. 웹툰 중에서도 ‘NAVER 웹툰’ 이동건 작가의 ‘유미의 세포들’을 소개한다. 이 웹툰은 2015년 4월 1일에 등록돼 주 2회 수요일과 토요일에 연재되며 현재 총 303회 진행됐다. 타 인기 웹툰에 비해 ‘관심 웹툰’이 2~3배 달하는 등 수 많은 마니아층이 존재하며 평점 ‘9.97’을 기록하고 수요 웹툰과 토요 웹툰 3위로 올라섰다.

‘주인공 유미의 사랑 이야기’라는 어쩌면 평범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많은 인기를 이끌고 있는 이유를 꼽자면 첫 번째로 ‘독특한 설정’이다. 유미의 뇌 속에 수많은 세포들이 있는데 유미의 의사결정은 다양한 세포들을 통해 이뤄지며 세포들 간의 의사소통을 그림으로 그린다는 설정으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킨다. 유미의 뇌 속에는 ‘사랑 세포’, ‘이성 세포’, ‘감성 세포’, ‘출출 세포’, ‘응큼 세포’ 등등 수많은 세포들이 존재하고 이들을 통해 유미의 감정이 표출된다.

두 번째 이유로는 ‘주옥같은 명대사’다. 애독자가 유독 많은 이유, 인생 웹툰이라 불리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명대사가 나온 회에서는 감성에 젖은, 공감하는 댓글이 연달아 올라온다. 유미가 전 남자친구인 ‘구웅’과 사귀고 있을 때 마음이 멀어진 상태에서 잠에 들어 꿈을 꾸게 되는데 유미는 ‘구웅’과 헤어지는 것을 염려하고 헤어지는 일이 없길 바라며 그가 남자 주인공일 것이라는 확신을 할 때 게시판을 관리하는 세포가 나와 “남자 주인공은 따로 없다”며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명이다”라며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극한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명대사를 뽑아냈다. 이 화에는 ‘유미야 주인공은 너야’, ‘유미야 네가 제일이야’라는 유미에 감정이입을 한 댓글과 ‘이건 진짜 맞는 말 같다’라는 공감을 하는 댓글이 베스트 댓글로 뽑혔다.

세 번째 이유는 ‘조연과의 연계성’이다. 이동건 작가는 주인공인 유미를 내세워 20대와 30대 여성의 공감을 샀다면 2·30대 남성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은 현 남자친구인 ‘바비’가 아닌 전 남자친구인 ‘구웅’이다. ‘구웅’은 전날 유미와의 관계에서 실수하고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후회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모습은 독자들에게 안타까움과 공감을 샀다. ‘그때 잘하지’라는 안타까움과 독자들의 이별 과정과 그 후의 모습과 비슷하다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댓글에 허심탄회하게 풀어쓰기도 했다.

‘유미의 세포들’의 독자들은 현 남자친구인 ‘바비’를 모든 것을 다 갖춘 남자 일명 ‘벤츠남’으로 부른다. 여성들은 ‘바비’를이상형으로 꼽고 ‘유미’에 감정 이입해 대리 만족을 느끼고 있다. 또한 남성들은 ‘구웅’을 통해 자신들의 과거를 반성하며 ‘바비’의 행동을 통해 올바른 연애 가치관을 성립한다.

‘유미의 세포들’은 단순한 연애, 로맨스 웹툰이 아닌 우리의 삶에 교훈을 주며 독자들을 웃기고 울리는 공감 웹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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