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66주년 기념식사

존경하는 제주도민과 내외 귀빈 여러분께 인사 말씀 올립니다.

총동창회장님을 비롯한 동문 여러분, 교내외에서 대학 발전에 헌신하고 계신 제주대학교 교수, 직원, 학생 여러분! 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축하합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 삶의 터전인 제주대학교의 개교 66주년을 기념하려고 여기에 모였습니다. 매년 개교기념일을 맞으면서 우리는 1952년 5월 27일을 떠올립니다.

지금까지 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잘 해왔는지를 기억하고 자축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물론, 2년제 초급대학으로 출발했던 제주대학교가 지역균형발전의 원동력인 지역거점국립대학교가 된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하지만 누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역사를 돌이켜보는 까닭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오늘 1952년 5월 27일을 떠올리는 이유는 제주대학교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전쟁피난민이 남쪽으로 홍수처럼 밀려들던 1951년 2월, 문교부는 대한민국 최남단 제주도에 임시 대학을 운영했습니다. 피난민과 제주출신 대학지망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학 강의가 이때 처음으로 제주에서 실시되었습니다.

그 해 8월 서울이 수복되면서 대학이 서울로 옮겨가자 제주도민들은 대학 설립에 나섰습니다. 제주에도 대학을 만들자는 간절한 바람이 그렇게 모여 그 해 11월에 제주대학원이 설립되었고, 이듬해인 1952년 5월에 도립 제주초급대학이 인가되었습니다.
제주대학교를 사랑하시는 제주도민 여러분! 제주대학교 가족들은 누구나 1952년 5월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향교재단과 삼성재단으로 대표되는 제주도민 여러분께서 사재를 털어 마음을 모아 주셨기에 제주대학교는 66년을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제주도민께서 함께 해주신 66년, 그 하루하루가 제주대학교로서는 축복받은 날들이었습니다. 전임교수 7명과 학생 58명으로 시작했던 그 날은 물론, 국립제주대학으로 변경 인가된 1962년 이후에도 제주도민들께서는 제주대학교를 물심양면으로 아끼고 성원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늘 제주대학교의 총장으로서 제주도민과 제주대학교 가족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오늘 상기한 제주대학교 출범의 역사는 제주대학교가 제주지역의 발전을 선도하는 거점국립대학교로서의 책무를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주대학교는 제주지역의 발전을 선도함으로써 국가의 균형발전을 이뤄낼 책임을 성실히 완수해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년 1952년 5월 27일을 떠올리고, 제주도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과 제주도민 여러분!

지난 3월 제주대학교 제10대 총장 취임식과 취임식에 이은 기자회견에서 우리 제주대학교가 여러 현안문제를 앞두고 있다는 취지의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사회 전 분야에서 높아지고 있는 인권의식에 발맞춘 제도개선은 물론, 학령인구감소에 대비한 적극적인 인재유치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등록금 동결 등 재정압박요인에 따라 대학 재정지원사업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를 타개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인권침해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제도개선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격주로 회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 30일까지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대응하는 매뉴얼을 작성하고,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저는 이 특별위원회에서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합의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잘 반영한 최종안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령인구감소에 따른 인재유치 방안 모색의 일환으로 입학본부를 출범하여 교육정책당국의 입시제도 변화에 적극적이고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교육정책당국의 변화에 따라, 2015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실시될 예정이던 대학구조개혁평가는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로 변경 실시되고 있습니다. 대학구조개혁평가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제도에 이어서 학령인구급감에 대비한 선제적 구조개혁 조치로 실시되었던 제도입니다.

이에 비해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는 대학정원 감축 및 재정지원방식의 대학구조개혁 방향을 재검토하고 평가지표를 변경한 제도입니다. 현재 대학기본역량진단은 대면평가까지 끝나, 6월 중순으로 예정된 1차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랑하는 제주대학교 가족 여러분!

지난 3월 기본역량진단 보고서 작성 및 제출에 이어 4월 대면평가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은 모두 한마음이었습니다. 그 마음이 ‘자율개선대학’이라는 결실을 맺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 결실은 지난 3월 21일에 확정 발표된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계획과 연결됩니다.

국립대학, 일반재정지원, 특수목적지원 등 3대 사업으로 재구조화된 대학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2018년 대학혁신지원사업 시범(PILOT) 운영사업은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된 대학만 수행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제주대학교 제10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저는 ‘기본에 충실한 대학,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을 대학 비전으로 공포했습니다. 이 비전은 때마침 재구조화된 대학재정지원사업의 틀과 일맥상통합니다.

‘기본에 충실한 대학’은 국립대학육성사업,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은 대학혁신지원사업의 목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취임 후 한 학기가 지나지 않은 지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이 많은 줄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 비전에 최적화된 국립대학육성사업 추진단과 대학혁신지원사업 추진위원회를 따로 구성하여,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 데서 이미 변화의 바람을 느끼시는 분도 계시리라 믿습니다.

급변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교육정책당국이 대학의 기본을 강조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것이 한층 더 강화된 내부혁신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제주도민과 제주대학교 가족 여러분께서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우리 제주대학교는 전에 없던 강력한 내부혁신의 요구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그랬듯이, 제주대학교의 발전은 대학의 정체성을 묻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66년 전 제주향교 명륜당에서 문을 열던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기억은 제주대학교의 역사 속에 살아 있습니다. 저는 그 기억을 일깨우려고 합니다. 지금은 다른 대학과의 경쟁보다는 ‘충실히 해야 할 대학의 기본, 준비해야 할 미래’에 대해서 학내에서부터 치열하게 소통해야 할 때이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사랑하는 제주도민, 제주대학교 가족 여러분!

지난해 늦가을 제주대학교 제10대 총장임용후보자선거의 후보자로서 저는 여러분께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깊게 돌아보아 멀리 내다보겠습니다. 찬바람 부는 계절에도 가끔은 볕이 좋은 때가 있습니다. 대학 현장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교육 정책 당국의 변화가 감지되는 지금이라서 더 치열하게 뛰고, 간절하게 받아낼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변화의 바람이 학교 안팎에서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그 바람에 실려 있는 것은 우리 제주대학교의 건실한 미래입니다. 그래서 저는 더 치열하게 뛰고, 간절하게 받아내겠다던 그 약속을 꼭 지키겠습니다. ‘지금, 그리고 우리 제주대학교’가 ‘그렇게 좋은 때이고 그렇게 좋은 대학’이기 때문입니다.

개교66주년을 맞은 제주대학교 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을 올립니다. 아울러 축하의 자리에 함께 하고 계신 내외 귀빈 여러분과 제주도민 여러분께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5월 25일

제주대학교 총장 송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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