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만학생교류 및 문화탐방을 마치고

장 승 우학군사관후보생 4학년

공항을 나서자마자 푹푹 찌는 더위와 낯선 냄새들은 대만에 도착했음을 실감나게 해주었다. 더위와 냄새, 대만의 첫 인상은 좋지 않았지만, 버스를 타고 이동 중에 잘 정리된 고가도로와 길, 하천 변의 공원들은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되었을 것이라 여겼던 생각을 깨트렸다.

세계 5대 박물관으로 여겨지는 국립 고궁박물관을 방문하였다. 사전 조사를 통해 이곳에는 많은 문화재들이 보관ㆍ전시돼 있고 규모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접해보니 이 박물관은 대만 사람들의 자부심 그 자체였다. 역사적으로 뛰어난 문화재들과 여러 가지 기술들은 대만 사람들이 자랑으로 여기기에 충분했다. 특히 옥을 재료로 정교한 기술을 가지고 깍은 ‘비취 배추’라는 문화재는 이후에 대만 어디를 가든 기념품의 형태로 만날 수 있었는데, 그만큼 국가의 문화재를 소중히 여기고 널리 알리는 데 힘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많은 장병들의 넋을 기리고 위패를 모시고 있는 ‘충열사’를 방문하였다. 그곳에서 우리나라의 ‘의장대’로 여겨지는 위병들의 교대식을 보았다. 불볕더위에도 한 치의 움직임 없이 50여분 정도를 가만히 서서 경계를 한 후 다음 차례의 위병과 교대를 하는 모습에서 대만 군인들의 절도를 느낄 수 있었다. 위병들의 복장과 제식 등 외적인 모습은 우리 군과 다른 점이 많았지만 교대식 이후 선후배로 보이는 위병들이 서로의 땀을 닦아주는 모습을 보고 따뜻한 전우애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모습에서 나 또한 장교로서 배워야 할 자세라고 생각했다.

다음으로 대만의 초대 주석인 장개석의 일생을 모아놓은 ‘중정기념관’을 방문하였다. 이곳에서 대만역사의 발자취와 장교로서의 자세에 대해 생각 해 볼 수 있었다. 중정기념관에서 인상 깊었던 사진 두 장이 있었는데, 첫 번째 사진은 장개석이 몸이 쇠약한 와중에도 지팡이를 짚으며 각종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관찰하며 부하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이 모습에서 지휘관으로서의 책임감을 엿볼 수 있었다. 또 1920년대 사진에서는 장개석과 김구 선생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당시 임시정부를 창설하고 항일운동을 하던 시기로 추정할 수 있었다. 사진 속 김구 선생님의 모습에서 동아시아의 역사가 서로 얽혀 있고 독립을 위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노력하는 당시의 모습이 상상되어 존경심이 우러나왔다.

대만 중원대학교 한국문화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인문대학 중어중문학과 4학년 학생 2명과 찍은 기념사진. 중원대학교 한국문화 동아리는 50명 인원이 활동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만 중원대학교 제주대학교 교류행사 간, 학생들에게 대한민국 해군·해병대 ROTC를 소개함으로써 서로의 군사문화에 대해 탐구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해외문화 탐방을 통해 깨달은 것이 너무나도 많다. 앞으로도 매년 학군단 후보생들의 해외문화탐방 정례화를 통해 학군사관후보생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하고 국제적 감각을 갖춘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나의 대학시절 마지막 여름방학을 알차게 만들어준 이번 제주대학교 학군단 해외탐방은 장교후보생으로서 애국심과 역사의식을 배우고 장교로서의 내적 자세를 견고히 함은 물론, 학생으로서 언어 및 학습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해준 소중한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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