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숭 신편 집 국 장

8월 14일 8시 30분, 이번에도 어김없이 전쟁이 시작됐다. 그 것은 바로 수강신청 ‘클릭전쟁’이다. 일주일 전에 희망과목담기를 진행했지만 그 것은 모의고사일 뿐, 실전은 8월 14일 9시다. 재학생들은 미리 컴퓨터에 앉아 자신이 신청해야 할 과목에 대해 다시 한번 눈도장을 찍고 마우스의 클릭은 잘 되는지, 인터넷 네트워크 환경은 잘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몇몇 학생들은 집보다 빠른 컴퓨터를 이용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피시방을 전전한다.

8시 59분이 되자 다들 손에는 긴장감이 흐른다. 단 몇 초 안에 수강신청이 완료돼 버리기 때문이다. 휴대폰, 컴퓨터 그리고 라디오의 시간이 9시를 알리자 수많은 학생들이 동시에 접속해 수강신청을 하니 서버는 과부하에 걸려 잠시 멈추고 말았다. ‘성공일까? 실패일까?’라는 생각과 함께 학생들은 멈춰버린 창을 닫고 새창을 열어 신청할지, 기다릴지 고민에 빠진다. 어떤 선택이 성공을 불러올지는 장담할 수 없다.

수강신청의 승리자들은 포효소리를 외치며 피시방을 빠져나가지만 패배자는 실망할 겨를도 없이 다른 과목을 살펴본다. 이대로 포기한다면 듣기 싫은 수업으로 가득 찬 시간표로 한 학기를 보내거나 최악의 경우 휴학까지 생각해야하기 때문이다.

수강신청은 14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되지만 14일 9시 30분 전에 대부분 끝난다. 이후 수강과목 변경 신청기간이 있지만 이날 수강신청이 대부분 학생들의 한 학기를 결정한다.

학생들은 등록금을 내고도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을 들을 수가 없다. 수강은 선착순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에 들어왔지만 선착순에 밀려 수강신청에 실패하게 되면 다른 과목을 듣거나 다음 학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말은 선착순이지만 수강신청 서버는 동시에 많은 학생들이 접속하기 때문에 과부하에 걸릴 수밖에 없고 결국 수강신청의 실상은 ‘복불복’이라고 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수강신청이 되는 것이고 아니면 실패하게 된다.

그렇다면 수강기간 발생하는 학생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방법은 없을까? 모든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다 들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강좌 수를 늘리거나 인기과목의 경우 반을 나눠 진행하는 것은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학과마다 수강신청기간을 따로 실시해 동시접속자를 줄인다면,  서버 과부하로 인한 수강신청 실패의 사례가 최소로 줄어들지 않을까. 물론 한계점들이 없지 않겠지만 이런저런 방법들을 추진하면서 앞으로는 수강신청에 실패해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을 못 듣는 학생들이 조금이나마 줄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