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2만 청년들을 위한 쉼터, 소모임 지원과 스터디 그룹 운영
제주에 열리는 다양한 청년 공모전 정보 공유를 통해 사회참여 활성화
양승희 청년다락담당자 “청년 이미지에 맞는 역동적인 공간 필요”

 

제주도는 2016년 12월 19일 청년들의 활동과 사회참여 활성화를 위해 청년들만의 시설인 청년다락(多樂)을 조성했다. 청년다락은 청년층의 소모임 공간을 지원하고 이를 통한 정보공유, 청년들이 자기 진로 모색, 자아성장을 위한 활동을 지원한다.

기존 언론보도에 따르면 청년다락은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핫플레이스’라고 할 수 있다. 과연 그럴까?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학생들 60명에게 게릴라인터뷰 형식으로 청년다락에 대해 물어봤다. 청년다락을 모르는 학생이 과반을 넘어 47명이었다. 나머지 13명도 “청년다락을 들어봤지만 가본 적은 없다”라고 답했다. 기존의 언론보도와 상반되는 내용이었다. 청년다락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기 위해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청년다락은 제주시 이도2동 옛 제주세무서사거리 제주악기 옆 건물에서 찾을 수 있다. 흰색 바탕의 간판 속에 “청년多樂”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밖에서 볼 때는 간판이 3층 높이에 걸려 있어 3층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청년다락은 5층에 위치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5층에 청년다락이라고 표시돼 있다.

5층에 도착해 청년다락의 입구를 통해 안을 들여다보면 책을 읽거나 노트북으로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이 보인다. 분위기가 꽤 조용한 편이다. 안에 들어가니 바로 옆 사무실에서 청년다락을 관리하는 제주청년센터 소속 양승희 씨가 있었다. 그는 반가운 목소리로 맞아주었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라는 질문과 동시에 의자를 마련해서 앉으라고 권유했다. 청년다락을 취재하러 왔다는 말에 그는 맘껏 둘러보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이야기하라고 말했다.

청년다락은 청년들의 쉼터이자, 청년의 집처럼 구성돼 있다. 청년다락에는 큰 회의실 1개와 작은 회의실 2개가 있다. 회의실에는 각각 칠판과 책상이 구비돼 있다. 가장 큰 회의실에는 빔 프로젝터도 있다. 이 공간들이 모두 동아리 모임을 위한 공간이 되기도 하면서 동시에 스터디룸으로도 쓰인다. 방을 나와 거실로 해당하는 공간에는 ‘공유책장’이라는 이름의 커다란 책장이 있다. 베스트셀러부터 오래된 책들까지 많은 양의 책들은 아니었지만 ‘청년리포트’, ‘나는 나대로 살기로 했다’ 등 청년들의 흥미를 끌만한 주제를 다룬 책들이 있다. 그리고 자그만 책상들이 놓여있어 혼자 오는 이용객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또 입구 벽 쪽에는 청년들을 위한 커피와 과자, 간식들이 놓여있다. 다양한 청년공모전, 행사활동들을 홍보하는 포스터도 부착돼 있어 제주에서 진행하는 행사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청년다락을 한번 둘러보고 난 뒤 양승희 담당자를 만났다. 밝고 쾌활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양승희 씨는 근처 동네 친한 형의 느낌을 풍겼다. 청년다락을 담당하는 양승희 씨는 제주청년센터 소속으로 작년 11월부터 청년다락의 운영을 맡게 됐다고 한다. 청년들의 쉼터로써 기능을 다하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양승희 씨는 “실제로 제주도에는 12만 명의 청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기는 어려워요. 청년들마다 각자의 생각이 있지만 함께 논의할 장소, 커뮤니티가 부족하기 때문이죠”라고 말한다. 제주도 청년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조사 해본 결과, 제주청년마씸, 제주청년네트워크, 제주청년협동조합 등 몇 개의 단체들을 찾을 수 있었다. 여러 개의 단체들이 존재하니 얼핏 보면 청년단체가 무척 활성화 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여러 개의 단체들이 있지만 각자 홈페이지도 없고 단체들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도 어려워 각 단체들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알기 어렵다.

양승희 씨는 “제주도에 청년단체는 제주청년네트워크, 제주청년협동조합, 제주청년마씸 등 여러 개가 있는데, 그중에서 청년다락은 제주청년마씸과 연관돼 있어요”라고 말했다. 제주청년마씸은 제주도청과 제주청년센터가 함께 운영한다. 제주청년네트워크, 제주청년협동조합과 달리 공인이다. 따라서 프로젝트 운영비가 모두 세금으로 충당된다. 그래서 청년다락도 제주도에서 지원한다. 그는 청년들을 위한 지원금이 청년다락에 쓰이므로 많은 청년들이 이용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2017년 기준 한 해동안 청년다락의 이용객 수는 9823명이다. 2018년에는 1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의 언론보도와 맞게 이용객 수가 늘어남과 동시에 어느 정도 인기를 끄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청년다락의 운영에 있어 어려운 점은 없을까?
양승희 씨는 청년다락의 운영에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년다락은 청년들을 위한 자유공간이자 놀려고 만든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점점 공부하는 곳으로 변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실제로 취업스터디 비율이 1~8월 19%, 9~11월 25%, 취미 동아리가 1~8월 14%,9~11월 15%로  취업스터디 목적으로 찾는 이용객들의 수가 취미동아리 활동을 위해 오는 이용객보다 많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웃고 떠드는 분위기가 아니라 도서관처럼 공부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양승희 씨는 “공부하는 게 안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청년다락은 청년 이미지에 어울리게 역동적인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더 활동적인 청년들의 쉼터를 만들기 위해 노래방 기계를 들이고, 잠이 부족한 청년들이 와서 편하게 잘 수 있는 공간 조성하려고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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