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해양과학대학 오션홀에서 조용민 구글코리아 매니저, 김영욱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부장,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 문경수 과학탐험가 등 모든 강연자들이 자유롭게 질문과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A대학에 재학 중인 B씨는 미래사회에 맞는 인재상이 잘 그려지지 않아 취업을 준비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자주 들었지만 어떠한 역량을 필요로 하는지, 또 앞으로 변화하게 될 유망 직종이 무엇인지 명쾌하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행사가 마련됐다. 제주대가 9월 7일 해양과학대학 4호관 오션홀에서 ‘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변혁’을 주제로 교육로드쇼를 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제주대와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이 주관한 이 행사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첨단기술과 미래사회 변화에 맞는 창의ㆍ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다음은 주요 강의내용을 요약했다.

▲ ‘빅데이터 시대, 데이터로 세상 읽는 법’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

빅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빅데이터로 축적된 정보로 계산된 예상치는 실제치에 매우 근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에 대해 미국의 비영리 재단에서 운영하는 강연회)의 한 강연에서, 황소 한 마리를 무대 위에 올려 두고 겉보기에 이 황소의 무게가 어느 정도 될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놀랍게도 청중들이 예측한 것과 실제 몸무게와의 오차는 단 1KG에 불과했다. 분명 단 몇 사람이 말한 걸로는 도무지 실제값에 대한 감이 잡히지 않았을 거다. 그렇지만 정보의 양이 어마어마하게 쌓이면 실제에 근사한 값을 찾아낼 수 있다는 하나의 사례이다.

빅데이터가 구체적으로 활용된 대표적인 사례는 2016년 미국 대선 결과 예측이다. 미디어 여론조사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을 예측했지만, 인공지능 모그가 SNS를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를 예상했다. 온라인상에서 한국은 싫어하는 정치 후보 얘기를 많이 하는 반면에 미국은 좋아하는 후보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 반영됐다. 

소비자의 거짓말이란 재밌는 연구결과도 있다. 표본의 대표성에 대한 의심과 표본추출이 지닌 한계에 대한 얘기지만 결국은 모집단 전체를 통한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비지니스에서 여론 조사는 굉장히 중요하다. 시장의 수요에 맞게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기존의 SNS, 전화, 설문지 등의 소비자에게 직접 의견을 묻는 형태의 여론조사는 신빙성이 없다는 결과가 있다. 응답 결과가 소비자의 진실한 마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한 최근에는 조사 참여자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대표성이 높은 표본 추출이 무의미하다. 반면에 빅데이터는 표본 추출이 아니라 모집단 전체를 대상으로 한 집중 분석방법이다. 표본 추출이 아니므로 표본의 대표성, 크기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소비자의 드러나지 않은 잠재된 욕구를 읽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즉 기존의 여론조사, 공론화 방식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좀 더 정확한 예상치를 얻기 위해 제기된 것이 빅데이터 분석이다.

빅데이터의 가치에 대해 알았다면, 이제는 빅데이터 분석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알아보자. 먼저 방향성이다. 데이터 과학의 발전 방향은 크게 상관성에서 인과성을 찾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상관관계를 찾는 방식이었다.

예컨대 ‘대형마트에서 기저귀 옆에 맥주를 두니까 매출량이 두 배가 뛰었다’와 같은 상관관계를 찾는 것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 변수들 간의 상관관계를 찾는 데에 그치지 않고, 인과성을 찾고 더 나아가 그에 기반을 둔 예측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과정은 데이터 추출, 분석, 패턴 도출, 해석이다. 해석 과정은 기술로 해결할 수 없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빅데이터는 단순히 정보의 양(크기)이 전부는 아니다.

재난 분야에 있어서 ‘건물이 무너졌다’는 트위터 백만 개보다 ‘건물이 무너질 것 같다’라는 트위터 한 개가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데이터 사이즈는 작더라도 그 데이터 안에서 소비자의 작은 행동을 파악해 어떤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면 이 또한 빅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빅데이터와 같은 IT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인재가 되는 법에 대해 설명하겠다. IT관련 전공자들이 유리할 것 같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사회학, 심리학 같은 인문사회학 전공자들이 빅데이터 분석을 잘한다. 인재가 되려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고, 이 경험을 통해 축적된 다양한 직간접적 지식들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라. 아무리 디지털 감성이라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말이나 글을 사용한다. SNS에 자기 의견을 남길 때도 글을 쓰고, 댓글로 자기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디지털 시대에서도 글을 잘 쓰고 글을 잘 이해하는 능력은 여전히 중요하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자기혁신 방법

-조용민 구글코리아 매니저-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기술이나 트렌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사람들과의 협업을 통해 자신을 지속적으로 혁신시켜야 한다. 특히 트렌드에 대한 민감성, 깊이 있는 고민, 협업 등 세 가지 훈련이 중요하다. 기술과 트렌드, 문화 등에 관심을 갖고 생각하는 훈련을 한다면 자기혁신이 가능하다. 앞으로는 유튜브에서 검색할 때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로도 검색이 가능하다. 유튜브팀이 이 기술을 보고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크리에이티브 훈련을 통한 것이다. 이렇게 생각지 못한 것들이 현실화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시대다.

이 밖에도 누군가 춤추는 영상을 봤는데, 다시 검색할 때 제목이나 사람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앞으로는 카메라 앞에서 똑같이 춤을 추면 관절의 움직임을 파악해 검색하는 기술까지 개발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창의력은 기존의 것들을 연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세상에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누가 더 깊이 생각하고 관철시키느냐가 중요하다.

아이디어를 실제로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깊이 생각해야 한다. 이용자 환경까지 고민한 브랜드에는 팬층이 생기고, 상점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선다.

구글에서 나온 모든 기술 중 하나의 팀이 만든 것은 전혀 없다. 최소 6~7개 팀이 협업을 통해 만들어 낸 것들이다. 내성적이고 외향적이고는 중요치 않다. 외향적이더라도 협업을 못하는 사람이 많다. 또한 혼자 일하느냐 여럿이 일하느냐 등도 중요한 기준이 아니다. 피드백에 오픈돼 있고, 이타심을 갖는 것 등이 중요하다.

결국 오늘 이야기한 세 가지 자기혁신 방법 중 하나라도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것이다. 출퇴근 시간, 식사 후 남는 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트렌드를 탐색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하려 노력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또한 자신이 모범으로 삼는 멘토는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그래야 진짜를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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