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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넘은 기사 어뷰징…
‘기사’ 넘쳐나지만 ‘취재’는 없어

기사 어뷰징(abusing)은 남용(濫用), 오용(誤用)을 뜻하는 ‘abuse’에서 유래했다. 포털사이트에서 광고수익 증대를 목적으로 거의 같은 내용의 기사를 조금씩 바꿔가며 반복 전송하는 행태를 말한다.

네이버가 2006년 말 언론사들의 뉴스 저작권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아웃링크(outlink)’를 시행하면서 기사 어뷰징 현상이 시작됐다. 포털에서 뉴스 검색 서비스를 이용해 이와 연계된 기사를 클릭할 경우 해당 기사가 게재된 언론사 웹사이트로 이동(즉, 아웃링크)하게 되며 언론사 웹사이트 방문자 수가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웹사이트의 트래픽(traffic) 증가는 CPC(cost per click, 클릭당 단가)나 CPM(cost per mille, 1000번 노출당 단가) 등 트래픽 기반으로 인터넷 광고단가가 책정됨으로써 곧 광고수익 증대를 의미한다. 언론사가 어뷰징이라는 일탈적 행위를 하게 된 데에는 본사와 분리된 독립채산제 방식으로 운영되는 닷컴사들(자회사들)의 광고수익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인터넷 신문사들의 영세성에 기인한다. 하지만 메이저 신문ㆍ방송사에서의 기사 어뷰징 역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기사 어뷰징의 가장 큰 문제는 포털에서 ‘기사’는 넘쳐나지만 뉴스 수집을 위한 ‘취재’는 없다는 사실이다. 기사 어뷰징을 위해 기자는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변동을 유심히 관찰한다. 실시간 이슈 검색어(다음 카카오)와 실시간 급상승(네이버) 등의 상위권 검색어에 맞춰 기사를 작성하고 이를 포털사이트에 반복 게재한다. 이를 통해 자사 웹사이트로의 트래픽 유입을 증가시키고 궁극적으로 광고수익 증대를 유발하는 구조이다.

뉴스 소비자는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보다가 관심 있는 검색어를 클릭하고 이와 연관된 기사를 접한다. 이 과정에서 마우스 스크롤의 수고로움이 적은 상위권 검색어에다가 뉴스 상단에 뜬 기사들을 클릭한다. 미디어들이 포털 검색 결과에서 윗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같은 기사를 베껴서 재전송하는 ‘어뷰징’기사들을 접하는 것이다.

2016년 1월 네이버와 카카오는 뉴스제휴평가 규정을 마련했다. 2016년 3월부터 이러한 중복ㆍ반복 기사 전송으로 인한 기사 어뷰징 행위가 다섯 차례 이상 되풀이하다 적발될 경우 네이버나 카카오 등의 포털에서 퇴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털에서의 어뷰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포털에서의 건강한 뉴스 생태계를 위해 더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할 때다.

정용복 팀장  webmaster@jeju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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