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선거운동 본부(이하 총학 선본) ‘만인’과 ‘제라진’이 선거운동 전부터 삐그덕 거렸다.

두 총학 선본은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내부적인 문제는 ‘선거운동본부 내 반강제적인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외부적으로 생긴 문제는 ‘학우들에게 무작정 선거 동의 서명을 받았다’는 것이다. 

 

 선본 내 자율성 문제 대두

 

총학 선본 ‘제라진’과 ‘만인’에 소속돼 있는 학우들에게서 내부적으로 ‘반강제성’이 존재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시작은 ‘제라진’ 총학 선본이었다. ‘제라진’ 총학 선본으로 확인된 A씨가 “각종 행사에 반강제성을 느낀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또한 ‘만인’ 총학 선본의 B씨와 접촉한 결과 ‘만인’ 내에서도 반강제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A씨는 “회의와 회식, 엠티와 같은 행사 참여에 강요 아닌 강요를 받아 왔다”며 실상을 밝혔다. 이어 “행사 참여에는 투표가 수반되는데 ‘참여’와 ‘불참여’로 나뉜다”며 “‘불참여’의 경우에 불참하는 사유를 기입하게 해 부담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B씨도 “‘만인’ 또한 불참여 시 사유를 적게 한다”며 공감했다. 이어 “참여와 불참에 대한 투표는 자율일지라도 ‘불참여’에 사유를 기입하게 되면 자율성은 빛이 바라게 된다”고 말했다. 엠티 참여 조사에 있어서 불참인 학생들에게 국ㆍ부장들에게 직접 전화가 와 ‘개인의 참여 의지’에 개입했다는 것도 확인됐다. A씨와 B씨는 엠티 참여에 불참을 눌렀고 사유 또한 불가피하게 적었다. 하지만 국ㆍ부장들은 단체 카카오톡 방(단톡방)에 참여를 유도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개인적으로 전화로 ‘참여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B씨는 “이 과정에서 말투가 딱딱하거나 강압적이지는 않았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하지만) 몇 차례에 거듭된 연락은 학우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왔고 반강제적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10월 22일부로 총학 선본에 소속된 학우들이 아침회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A씨와 B씨는 ‘아침회의가 부담스럽지만 선본 측에서 가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만인’과 ‘제라진’ 총학 선본이 이른 아침 학생들 집 앞까지 ‘배차’를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아침 일찍 차로 데리러 오는 분들 때문에 가지 않을 수가 없다”며 “아침회의는 7시 반부터 학생들이 모여 8시에 시작하는데 나갈 준비를 하려면 적어도 6시 반부터는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회의 참여시 그저 ‘듣는 회의’로 끝나버린다는 것이다. 회의는 국장급 이상만 말하고 그 이하 학우들은 발언권을 쉽게 얻지 못한다는 증언이 있었다. A씨는 “토론식 회의가 아닌 일방적인 회의가 진행 된다”며 “22일부로 아침회의가 진행됐는데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음에도 1, 2학년 학우들이 왜 왔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문제에 대해 두 선거 본부는 ‘의도치 않은 반강제성’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제라진’ 총학생회 선거본부(정입후보자 김동훈)는 “자율성 보장과 소통을 위해 참모진을 비롯한 국장들의 나이가 기존 선거 본부에 비해 어리게 구성했다”며 “(하지만)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안타깝고 학우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참 사유 기입이 생긴 이유에 대해 “불참 사유가 특별한 것이 아니면 참여하게끔 설득하고 회유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엠티에서 학우들이 서로 많은 추억을 쌓기 위한 순수한 의도였다”고 말했다.

또한 “‘배차’는 학생들이 이른 아침 나오면 피곤해 등교하기 편하게 데리러 가자는 배려의 차원이었다”며 “남은 기간 동안 학우들의 자율성 보장을 위해 국장들과 회의를 거듭해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만인’ 총학생회 선거본부(정입후보자 김남이)는 “학우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조직했으나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줘 안타깝다”며 불참 사유 기입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 “국장들의 재량사항이지만 국ㆍ부장들에게 ‘강제적으로 하지 말아달라’ 요청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용이 잘 전달되도록 거듭하고 강조해 재요청하겠다”며 “학우들이 반강제성을 느끼지 않게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로 인한 이른 아침 등교에 대해서는 “참모진과 국장들과 회의를 통해 유연하게 운영하겠다”고 답했다.

 

들이밀고 보는 동의 서명철

 

우리대학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 대두된 후보등록 동의 서명 문제가 학우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후보로 등록하기 위해서 총학 선본은 선거시행세칙 26조 2항에 따라 재학생 400명(단대별 35인) 이상의 동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서명을 받는 과정에서 불쾌함을 느낀 학생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작성자는 ‘왜 공약이나 신념을 알려주지도 않고 무작정 사인을 해달라는 것이냐’며 지적했다. 이에 동감하는 학우들이 다수 있었다.

그 중 C씨(사회학과 4)는 “서명철을 무작정 들이밀면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밖에 없다”며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에서도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있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알면서도 행하는 것은 학우를 무시하는 행위나 다름없다”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에 ‘제라진’ 총학 선본(정입후보자 김동훈)과 ‘만인’ 총학 선본(정입후보자 김남이)의 대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통적으로 “후보등록 동의 서명 시에 불쾌감을 느꼈던 학우들에게 죄송하다”며 “선본 학우들에게 간단한 교육을 했음에도 잘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짧은 기간 동안 많은 학우들의 서명을 필요로 해 발생한 문제 같다”며 다시 한 번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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