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숭 신편 집 국 장

총학생회,대의원회,총여학생회,동아리연합회 4대 기구를 비롯해 단과대학, 학과 별 학생자치기구의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후보자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은 지지자들과 함께 유세에 들어갔다. 학생회비의 낮은 납부율에서 볼 수 있듯 학생자치기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과연 후보자들은 어떤 공약으로 투표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유권자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인싸(인사이더의 준말)’와 ‘아싸(아웃사이더의 준말)’. ‘인싸’는 학교 내에서 행사,모임 등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관계를 지속하는 사람을 말한다. 반면 ‘아싸’는 학과 생활에 참여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지 않는 독립적인 사람을 말한다.

몇 년 전만하더라도 ‘아싸’는 ‘부적응자’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컸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이 원해서 스스로 아웃사이더가 되는 ‘자발적 아싸’라는 말이 등장하며 그 수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2017년 알바몬에서 조사한 ‘자발적 아웃사이더’ 관련 자료에 따르면 ‘아싸’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혼자가 편해서’이다. ‘아싸’들은 대인관계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최소화시키고 자기 자신에 집중하는 일에 더 큰 가치를 둔다. 혼밥(혼자 밥먹기), 혼술(혼자 술마시기), 혼영(혼자 영화보기) 등의 단어들이 유행하는 이유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남 눈치 보지 않고 생활하는 ‘혼자’가 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싸’들에게 학생자치기구의 선거는 관심 밖이다. 학생자치기구가 아무리 홍보를 한다 한들 자신들과 관련 없다 여기며 선거를 하지 않는 ‘아싸’들도 종종 보인다. 그들에게는 학생자치기구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생회가 숨겨진 표를 얻기 위해서는 ‘아싸’들을 위한 공약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분명 ‘아싸’들도 학교 다니면서 꼭 필요로 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그 중 하나가 학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혼자 학교를 다니다 보니 선후배 관계는 커녕 친구들이 주변에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학교에서 주는 혜택에 대한 정보를 얻기 힘들거나 남들은 다 얻는 시험 관련 정보를 얻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 줄 공약이 그들에겐 필요하다.

양적으로 내세운 공약들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약 몇 개가 유권자들의 표를 얻을 수 있다. 학생회 후보자들이 당선되기 위해 공약을 내세우기보다 학생들의 입장에 서서 꼭 필요로 하는 무언가를 찾아 어필한다면 이번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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