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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룰’이라는 가면
  • 정윤혁 언론홍보학과 2
  • 승인 2018.11.0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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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윤 혁 언론홍보학과 2

올해 초 연극연출가 이윤택을 시작으로, 극작가 오태석, 배우 故 조민기, 배우 조재현 등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미투운동(성폭력 및 성희롱 행위를 비난하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에 게시물을 해시태그 ‘#MeToo’와 함께 올리는 운동)이 확산되었다. 이 충격적인 소식은 대한민국을 강타했고 쉬쉬하던 성폭행, 성추행과 같은 추악한 범죄들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구설수에 오른 것이 바로 펜스 룰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펜스 룰이라는 것은 한국 사회에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2013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여성 인턴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후 청와대에서 내놓은 대책은, 바로 뒤 이은 총리 순방에 동행하는 인턴을 전원 남성으로 바꾸고 술 대신에 주스를 채워 넣은 것이다. ‘술’, ‘여자’ 청와대에서는 윤창중 사건의 문제점을 이 두 가지로 본 것인가 궁금하다. 술과 여자를 없애면 문제 역시 사라진다고 믿었던 것일까.

미투운동의 근본적인 정신은 ‘하나의 인격체를 존중하는 사회를 만듭시다!’였지 남성과 여성 사이 커다란 벽을 세우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미투운동은 음모론과 마녀사냥으로 물들어가고 정치적 이용과 언론의 자극적 소재로 사용되는 등 미투운동의 근본정신이 변질되어가고 있다. 펜스 룰 또한 마찬가지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에 대응 하는 방법을 여성과의 접촉을 피하고 여성이란 인격체를 무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결국에 도달한 결론은 ‘여자만 없으면 모든 화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말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있는 것인지 그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3월 8일 목요일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는 브리핑에서 펜스 룰이라는 가면을 쓴 해괴한 논리를 비판했다. 그 논리는 ‘여자와는 말도 섞지 않겠다.’, ‘여자와는 카톡으로만 대화’, ‘여자와 회식 안 해’ 등을 주장하면서 남과 여를 나눠버린다. 손석희 앵커는 미투운동과 펜스 룰을 다룬 브리핑 마지막에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면서 아직도 봉건시대에 살고 있는 존재들이 아닐까...”라는 말을 던졌다.

펜스 룰이라는 가면 아래에서 언제까지 여성을 남성으로부터 소외, 제외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스스로를 잠재적 범죄자로 인정하는 펜스 룰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기보다 남녀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는 시선을 기르는 것이 이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윤혁 언론홍보학과 2  webmaster@jeju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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