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활발한 강의실은 살아 있다. 질문이 없는 강의는 죽은 강의실과 같다. 교수와 학생이 눈을 마주치고 서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고민해야 활기를 띈다. 교재의 진도만 나가는 강의는 생기를 잃는다. 살아 있는 강의실은 교수와 학생 모두가 만드는 것이다.

과거에는 교재에 있는 지식만 설명하고 전해주는 강의도 의미가 있었다. 지금은 어떤 지식이든 책이나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의 강의가 답을 가르쳐 주는 강의였다면 지금은 답을 찾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예를 들자.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의 대리석이 부식되기 시작했다. 그 원인을 찾아 봤더니 대리석을 세제로 청소하기 때문이었다. 질문이 없는 강의는 “세제를 좋은 것으로 바꾸면 된다”는 답을 가르쳐 주면 끝난다.

그러나 질문이 있는 강의실은 꾸준히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아간다. 『세제를 많이 쓰는 이유가 뭘까? 아하, 비둘기 배설물 때문이구나~~ 비둘기 배설물이 왜 많을까? 그거야, 비둘기가 많이 오기 때문이지~~ 왜, 이 기념관에만 유독 비둘기가 많이 올까? 아~~ 비둘기 먹이인 나방이 많기 때문이구나~~ 그러면, 왜 다른 건물에 비해 나방이 많이 몰려들까? 그 이유는 다른 건물에 비해 일찍 기념관에 조명등을 켜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른 건물로 날아갈 나방까지 모여드는 것이었다. 기념관 조명등을 다른 건물보다 조금 늦게 켰다. 그랬더니 나방이 적어지고 비둘기도 적게 오고 배설물도 적어지고 세제도 적게 쓰게 되어 대리석이 부식되는 것을 해결했다.

4만 번 넘게 유명인과 인터뷰를 진행한 래리 킹은 어렸을 때 어머니로부터 한 번도 공부하라는 얘기를 듣지 않았다고 한다. 학교 갔다 오면 물어보는 첫 마디가 “오늘도 학교에서 질문을 많이 했니?”였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잡역부로 방송국에 들어간 래리 킹은 라디오, TV 진행자가 되고 에미상, 피버디상, 10번의 케이블에이스상을 수상했다. 1985년에 CNN과 연봉 70억원에 20년간 계약하고 ‘래리 킹 라이브’를 진행했는데, 71세이던 2005년도에 CNN이 앞으로 20년간 더 계약하자고 제안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어렸을 때부터 몸에 붙은 질문하는 습관이 래리 킹을 세계 제1의 진행자로 만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200명이 넘는 내외신 기자들에게 강연을 했다. 강연을 끝내고 한국기자들에게 질문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아무도 손을 드는 기자가 없었다. 몇 번 요구를 했지만 질문하는 한국기자가 없어서 결국 중국기자가 질문을 했다.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는 질문은 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만 배웠다. 질문이 없으면 교수도 열심히 강의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 옛날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좋은 질문은 좋은 강의를 유도한다.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은 미래가 밝다. 자연히 제주대학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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