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숭 신편 집 국 장

누군가로부터 비판을 받았을 때 기분이 좋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 비판이 정당한 비판일지라도 ‘자신’의 의견에 대해 지적을 받는다면 기분이 좋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나 공개적으로 비판을 받을 상황에 처했을 때는 표정관리가 되지 않아 난감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비판은 들을 때에는 씁쓸한 기분이 들곤 하지만 무언가를 할 때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요소이다.

어떤 주장에 대해 무관심하다면 비판은 나오지 않는다. 다시 말해, 비판은 ‘나는 그 대상에 관심이 있다’라는 뜻이기도 하다.

학생들에게 1학기의 가장 큰 행사가 아라대동제라고 한다면 2학기의 가장 큰 행사는 학생자치기구 총선거라고 말할 수 있다.

학생자치기구 선거기간에는 학생들의 많은 관심이 쏠리는 만큼 어느 때보다 비판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11월 14일 제998호 제주대신문에 학생자치기구 선거운동 중 홍보물,현수막 설치에 대한 비판기사를 실었다. 특정단체 하나만을 비판하기 위한 기사는 아니었다. 기사는 홍보물, 현수막을 설치하는 과정에 있어 미흡했던 점에 대해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해 기사의 편집과 지면배치에 대해 총여학생회 선거운동본부에서 항의가 들어왔다.

14일 선거당일 발행한 신문의 1면 기사와 관련해 취재방식, 기사의 배치 그리고 사진 편집이 총여학생회 선거운동본부만을 비판하기 위한 기사같다며 치우친 기사가 아니냐고 항의했다. 기사의 내용을 읽어보면 그런 내용이 아니지만 취재방법과 사진배치, 제목만 봤을 때는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다라고 판단을 내렸고 비판을 받아드렸다. 

하지만 기사의 핵심은 선거기간 홍보물, 현수막 설치에 대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선거 당일 자신들을 비판했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비판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라며 비판의 대상이 비판을 자양분 삼아 문제점을 개선하고 성장하길 바란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판을 받았을 때 이러한 화자의 의도를 파악하기보다 변명하기 바빠진다. 이번의 경우도 비판을 겸허히 받아드리고 앞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라는 말보다는 ‘우리가 잘못한 것은 맞다. 하지만...’이라는 식으로 변명하는 것으로 느껴져 아쉬움이 남았다.

학생자치기구는 일을 집행하다보면 정당한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무언가 실수했거나, 잘못했거나, 혹은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판을 받는다. 이는 그만큼 책임이 있다는 뜻이다. 학생들을 대표하는 책임을 지기 때문에 비판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당한 비판을 이겨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금보다 더 잘하면 된다. 이 악물고 성장해서 현재 비판받는 일을 더 잘해내면 된다.

선거기간동안 정말 많은 비판들이 쏟아졌다. 이번에 당선된 학생자치기구들이 학생들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드려 더 나은 학교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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