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봉  총동창회장

제주대신문의 1000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대학언론을 책임지고 지도하시는 서영표 주간교수와 신문발간에 최선을 다하는 이숭신 편집국장을 비롯한 학생기자들의 노고가 큽니다.

사회의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변혁의 무풍지대에 있던 대학도, 이제는 이 변혁의 물결에서 예외가 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대학의 언론기능과 역할을 맡고 있는 대학신문 역시 새 변화의 물결에 억센 도전을 받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대학의 역사와 궤를 같이해온 제주대신문의 역할과 기능 또한 새로운 요구 앞에 직면해 있습니다.

대학신문은 전통적으로 대학의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이 복합적으로 투영되는 대학문화의 중요한 축입니다. 대학의 학문적, 문화적 성과를 계승하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학내 문제를 이슈화하여 심층취재 함으로써 대학환경을 감시하는 언론으로서의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대학 문화가 발현되는 대학신문의 역할과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급변하는 현 사회의 다양한 요구 속에서 대학신문의 존재 가치와 앞으로 추구해야 할 정체성은 새 시대의 흐름 속에서 반드시 명확히 정의돼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대학신문의 정체성과 위상 및 역할에 대한 논의는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고 대학신문 자체에 대한 개념적 모호성 또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이러한 대학신문에 대한 비판적 논쟁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탈정치화 등 사회적 분위기나 개인적 관심사가 이동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최근 신문 산업이 겪고 있는 위기감을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예가 될 것입니다. 요즘 대학생이나 학내 구성원들이 예전만큼 대학신문에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물론 대학신문이 학내 미디어라는 특수한 목적성을 갖고 있지만, 신문이 독자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문제이고, 독자에게 외면 받는 신문도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대학신문 다운 고유한 기능과 역할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문의 고유한 역할과 기능을 다시금 새롭게 다져야 합니다. 바로 대학 문화를 창달하고 학문을 진작하며, 대학 환경의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배가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독자를 먼저 생각하는 신문이 됐으면 합니다. 대학신문이 학생기자들의 실험의 장이나 만족물로서 그쳐서는 안 됩니다. 대학신문의 정체성을 위해선 제작하는 입장이 아니라 독자의 입장에서 신문 제작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대학신문의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한 시도라 할 만합니다. 앞으로 모두가 즐겨 읽는 신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