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개동 민오름(표고 651m) 정상에서 촬영했다.

막 떠오른 태양, 햇살이 비치는 드넓은 교래 자연휴양림 너머로, 26년 전 4.3 사건의 참상을 알린 다랑쉬굴을 품은 다랑쉬오름이 북동쪽 맨 끝자락에 봉긋이 솟아있다. 옆으로 높은오름, 백가지 약초가 자란다고 해서, 백약이오름과 뒤로 좌보미오름도 삐죽이 능선을 내밀었다. 샘에서 물이 한라산쪽으로 향해 거슬러 흐른다하여 거슨샘이오름, 2007년 6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 저멀리 오른쪽으로 영주산이 있고 대록산도 보인다. 초겨울치곤 맑은 날씨라서 운 좋게 동부지역의 오름 군락을 촬영할 수 있었다. 설문대할망 전설에 치마폭에서 흘러내린 흙덩어리인 오름은 제주사람에겐 마음의 고향이고 삶의 터전이며 언젠가 오름 자락에 묻혀야 할 곳이기도 하다.

▶김기삼(金基三)은 1956년 구좌읍 평대리에서 출생했다. 92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서 사진을 담당 했고,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달 보멍 하영 울었주』 『다랑쉬굴의 슬픈 노래』 『사진으로 보는 4.3 진상규명운동』 사진전 등이 있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