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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뿐인 대학생활과 졸업, 그 이후우리가 남긴 발자국 역사에 있어서 위대한 도약 될 것
  • 생명공학부 바이오소재전공 김인중 교수
  • 승인 2019.02.1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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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인 중

    생명공학부 바이오소재전공 교수

#우연. 올해는 내가 대학에 입학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 1월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린 국제유전체학회(PAG XXVII)에서 한 대학 동기를 졸업 후에 처음으로 다시 만났다. 그 동기는 단과대학 수석으로 총장상을 받고 졸업한, 지금은 손가락에 꼽는 우리나라 생명공학 관련 시약 및 기기 회사에서 마케팅담당 이사를 하고 있는 친구다. 오랜 만에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반가움에 인증샷도 찍어 동기 단톡방에 올리고, 어색함은 저 안드로메다에 던져버리고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웃고 떠들 수 있었다. 서로가 늙지 않았다고 칭찬하며 부러워했다. 이성의 동기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거리낌이나 목적 없이 편했다.

#축복.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대학생활은 인생 가운데 한번 주어진다. 지금에야 많이 바뀌었지만,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대학의 졸업식은 다른 졸업식에 비해 학사모를 쓰고 졸업가운을 입고 행사를 치른다는 면에서 달랐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졸업생이 참여하고,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이 총출동하는 날이기도 했다. 지금에야 흉이 될 수도 있는 모습이겠지만, 나의 졸업식에도 부모님뿐만 아니라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고모 등도 참석해서 축하를 해주신 기억이 남아 있다. 지금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대학이 되다 보니 상을 받는 졸업생들이야 참석하지만, 그렇지 않은 졸업생들은 아예 참석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본다. 그럼에도 무사히 대학을 졸업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축하받을 만하다. 대학생 신분으로 1400일 넘게 생명을 보존하고 안전하게 학점과 평점을 기준에 맞추어 성취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축복임을 경험적으로 안다.

#의미. 대학의 학창시절, 그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물론 돈을 들이고 노력을 들이면 대학에 다시 들어갈 수도 있다. 10대의 마지막으로 시작하여 20대 초반에 머무르는 대학의 교정을 생각하면, 아픔도 있고 슬픔도 있고 기쁨도 있고 낭만도 있던 곳이다. 나도 모르게 결핵에 결렸다가 나음의 경험했던 곳이고, 부끄럼이 많았던 학생에서 얼굴에 철판을 깔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유물론이나 관념론, 마르크스주의(Marxism), 과학철학, 기독교 등에 대한 토론과 독서를 통해 나름의 개똥철학을 갖추어 지금 살아갈 수 인생의 가치관과 목적을 세웠던 곳이기도 하다. 가투(거리시위)에 참여하여 최루탄과 백골단을 피해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 대학 건물로 도망가고, 수업 거부 등에 참석하여 사회를 조금이라도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행동하는 것이 필요함을 배웠던 시기이다. 우리나라 진보세력을 이루고 있는, 그 출발이 학생운동의 두 주체 세력인 PD계열과 NL계열에 있다는 것과 이 두 계열 사이의 차이점을 깨닫고, 이념의 무서움을 배운 시기였다. 군 입대와 장학금의 선택의 기로에서 장학금을 선택하면서 졸업 후 진로를 대학원으로 정하고, 고3의 수험생활보다 더 치열하게 이를 준비했던 시간이었다. 짝사랑에 마음 아파하고, 가을이면 떨어지는 낙엽에도 감정을 이입하여 자유낙하운동을 경험했던 시기였다. 버스를 갈아타며 전국을 돌아다니며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고,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동경을 품게 된 시작점이기도 하다. 대학생활은 나에게 삶에 대한 몸부림이자 치열함으로 가득했던 노스탤지어(nostalgia)이다.

*도약. 2019년 2월 15일, 졸업을 맞는 마지막 대학생 신분으로서의 졸업생에게 묻고 싶다. 대학생활이 어떤 의미로 남아있는지를. 대학생활이 지나고 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듯이 남아 있는 우리의 인생도 돌아오지 않는다. 20대, 30대, 40대 등 지나온 뒷모습을 보면 각각의 상흔이 남아 있다. 삶의 체취가, 기억이 남아 있다. 사회에 내딛어 남기는 하나의 발자국은 남아 각 사람의 역사(history)가 된다. 닐 암스트롱이 1969년 7월 20일 달에 인류 최초로 발을 내딛으면서 했던 “한 인간으로서는 작은 발자국이지만 인류 전체에게는 위대한 도약”처럼 우리 모두가 내딛어 남긴 발자국은 우리 각자의 역사에 있어서는 위대한 도약이 될 것이기에. 모든 졸업생 앞길에 엄지 척!

생명공학부 바이오소재전공 김인중 교수  webmaster@jeju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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