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에서 만든 어벤져스 영화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며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고 곧 개봉될 어벤져스4는 사상 최대의 제작비를 쏟아붓고 있다고 한다.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 사회에 외계 또는 막강한 능력을 지닌 존재가 침공을 하고 특별한 능력을 지닌 영웅들이 나타나 혼자 혹은 협력하여 무찌른다. 영화 속에서 개인은 한없이 미력하고 영웅의 활약만을 기다리는 군중일 뿐이다.
아덴만에서 해적들에게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던 석해균 선장을 구하러 명문대학병원 소속도 이름난 명의도 아닌 아주대학교병원의 이국종 교수가 달려갔고 무사히 살려내며 일약 국민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국종 교수는 지금도 외상환자를 구하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고 왼쪽 눈은 실명의 위기에 있다고 한다. 모두가 가족을 만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설 명절에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센터장실에서 죽어서 발견이 되어 온 국민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평소 집에도 가지 않고 열심을 다하여 대한민국의 응급의료를 책임지고 정책을 만들어왔으나 막상 공무원이 아니어서 유족들은 생활을 걱정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사회만큼 격동을 거쳐온 곳이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제 강점기를 겪었다가 해방 후 냉전과 분단의 갈등을 겪고 군사 독재의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희생으로 민주 정부를 탄생시켰다. 또한 급격한 산업화를 통해 자본주의의 기틀을 다졌으나 빈부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양극화를 남겼다. 초고령 사회를 향해 가면서 노년층의 불안과 새로 사회에 진입하는 청년은 4포 세대, 5포 세대로 불리우고 있다.

한 때 50만 인구를 넘기지 못해 발전 가능성이 불투명했던 제주도가 많은 사람들의 가보고 싶은 섬, 살아보고 싶은 섬으로 인기를 끌고 매년 관광인구가 천만을 넘기면서 매달 유입인구가 천명이 넘어가게 되었다. 쓰레기 처리나 공간 부족, 교통 문제가 대두되고 중국의 사드 여파로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여러 문제가 현안이 되고 있다. 제2공항 문제, 영리 병원 문제는 지역 내 갈등이 되고 있고, 해결은 요원한 상태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영웅이 아니다. 시대를 바꾸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이 만들어 내는 큰 흐름이다. 강점기에 독립군을 결성하고, 군사 독재시에 민주화 운동을 펼쳐내고, 산업의 발전을 이뤄낸 것은 자발적으로 희생하고 몸으로 이끌어낸 우리 시민의 힘이었다. 지금 제주도에 당면한 문제, 대한민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에 영웅을 기다리는 나약한 시민이 아니라 의견을 제시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고 열심히 참여하는 시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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