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정문 진입로에서 4ㆍ3 71주년 위한 시화전 개최
국어국문학과ㆍ제주작가회의 주최, 15일까지 진행

3월 30일 제주대 정문 진입로에서 시화전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진선희 기자

제주 4ㆍ3의 아픔을 함께하는 자리에는 벚꽃이 흩날린다. 과거 4월이 되면 제주대학생들은 서로의 어깨를 동무삼아 머리띠를 두르고 깃발을 들었다. 또한 모두가 주먹을 높이 들어 “4ㆍ3 진상 규명하라”를 목 놓아 외쳤다. 최루탄이 터졌지만 학생들은 걸음을 멈출 줄 몰랐다. 서러운 잿빛으로 눈물과 땀으로 범벅되는 상황 속에서도 그들의 목소리는 쉽게 가라않지 않았다. 그런 봄을 보낸지 수십년의 시간이 흘렀고 4ㆍ3은 조금씩 어둠 속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3월 30일, 제주대 정문 진입로에서 4ㆍ3 71주년을 맞아 ‘그래, 다시 봄!’이란 제목의 추념 시화전 개막식이 열렸다.

행사는 제주작가회의(회장 이종형)와 제주대 국어국문학과(학과장 김동윤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함께 마련했다. 3월 30일부터 4월 15일까지 진행되는 제주대 시화전에는 국어국문학과 학생 12명과 제주작가회의 회원 등 도내외 시인들이 창작한 36편의 시가 천 위에 새겨져 나란히 전시됐다. 내용은 4ㆍ3의 고통스런 역사의 기억, 평화와 인권, 화해, 상생 등이다.

제주작가회의와 제주대 국어국문학과는 시화전 소개글을 통해 ‘제주대학교 벚꽃 길과 교정은 이처럼 아름답고 영예로운 곳이다. 이제 우리가 이 뜻 깊은 곳에서 어깨 걸고 멋들어진 한마당을 펼쳐 보고자 한다. 제주의 작가들은 문학으로 4ㆍ3의 금기 깨기를 실천했고, 학생들은 가장 앞장서서 진상규명을 외쳤으니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정겹고 흐뭇한 만남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이룬 영예로운 4ㆍ3운동의 성과를 기념하고 4ㆍ3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하는 우리의 공동 시화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한다’고 이번 행사를 개최하게 된 취지를 밝혔다.

김동윤 교수는 “과거에는 대학생이 주역이 돼 4ㆍ3과 관련된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이 많았다”며 “하지만 요즘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초ㆍ중ㆍ고에 비해 소외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인문대학 로비에서 행사를 진행했었지만 기간이 짧아 아쉬웠다”며 “이번 행사는 학생들과 시인들이 함께, 오랫동안 진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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