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약학대, 도전 10년 만에 신설 확정
지역인재 전형 통해 제주출신에게 기회 제공
지역경제 활성화의 성공적인 모델 만들기 위해 노력
제주대는 지난 2009년 최치규 총장 대행기에 약학대학 유치에 처음 뛰어들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지 못한채 좌절했다. 2015년 9월 허향진 총장 때에는 약학대학설립추진위원회를 발촉하고 약학대학 추진 계획을 수립했다.
◇약대 신설 어떤 과정을 거쳤는가.
다수의 세미나 개최 및 약학대학 신설 필요성에 대한 홍보 리플릿을 제작해 배포했고 다양한 정책연구를 통한 약학대학 설립 준비에 정성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2018년 송석언 총장 취임 후 약학대학신설을 위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섰다.
대한약사회, 보건복지부 등 정부 기관에 거점 국립대 중심의 지역 균형 발전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설득했고 현 정부의 주요 정책인 지역균형개발, 핵심 성장 동력인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전문 인력공급이라는 취지를 설명했다.
2018년 11월 교육부 정원배정 공지 후 12월 말 정원배정신청서를 제출했고, 3월 18일 1.5배수 3개 대학 1차 선정(제주대, 전북대, 한림대)이 발표된다. 약대 신설을 신청한 대학은 고신대, 광주대, 군산대, 대구한의대, 동아대, 부경대, 상지대, 유원대, 을지대, 제주대, 한림대 등 12곳이었다.
교육부는 서면평가에서 대학별 교원확보율, 충원율, 취업률 등 교육여건을 두루 살폈다. 그 결과 2차 대면평가와 현장실사를 통해 3월 29일 신설이 확정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1차 심사는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소위원회가 정량평가(20%)와 정성평가(80%)로 나눠 진행됐다. 정량평가에서는 교원, 교지, 교사, 수익용 기본 재산 등 4대 요건을 9개 지표로 나눠 제대로 충족했는지 평가했다. 정성평가에서는 연구중심 약학대학 발전 계획, 약학 관련 운영기반 여건 등 10개 항목으로 나눠 점수를 매겼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약대 증원은 개업약사보다 임상, 연구약사 배출이 목적이다. 실험, 실습 여건이나 임상 교육이 유리한 대학이 1차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제주대 내부에서는 제주지역 내 제약 관련 산업기반이 부족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제주대학교가 교원확보율 국립대 1위, 교사확보율, 교지확보율 거점 국립대 1위, 취업률 1위 등 거점국립대학으로서 양질의 산업 연구약사 양성을 최상위 교육여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약학관련 교육 여건으로는 의학전문대학원, 간호대학, 제주대학병원과 임상의학연구소가 있어 임상약료 관련 교육 및 실습 여건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아 약학대학 유치를 가능케 했다고 판단했다.
이외에도 약학 관련 기초연구와 전임상연구를 위한 의학전문대학원, 수의과대학, 생명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 해양과학대학, 임상연구를 위한 제주대학병원 임상의학연구소 등 우수한 연구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어 연구중심 약학대학 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 받아 12개 대학 중 2개 대학으로 선정됐다고 보고 있다.
◇제주대 약학대의 목표.
제주대는 교육목표로 제약산업을 선도하는 약학연구자 양성, 국민건강을 향상시키는 임상약료 전문가 양성,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산업약학리더 양성, 보건정의를 실현하는 보건약학전문가 양성을 내세웠다.
또한 약학대학은 설립 이후 2020년까지 약학대학의 교육 및 연구기반을 조성하고, 2024년까지 고령질환 신약개발, 약료 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하며, 2024년 이후에는 바이오빅데이터 활용, 고령친화산업 선도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약학대학의 교육이념은 인류보건에 기여하는 약학전문인재 양성이다. 약학대학 발전 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지역 및 국가 약학 발전을 선도하겠다는 것이 제주대의 목표다. 이외에도 뛰어난 연구력을 지닌 우수교원을 확보하고, 제주대학교병원 임상의학연구소와 연계한 신약개발을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교류 방식은.
지영흔 부총장은 “제주도는 은퇴 후 가장 살고 싶은 도시 1위에 뽑힐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청정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2017년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의한 유전자원, 생물자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어 2022년 설립 예정인 제주국가생약자원관리센터와 함께 제주 천연자원을 활용한 제약바이오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해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제주대는 MOU를 체결한 도내 유관기관인 제주생물종다양성연구소, JTP 바이오 융합센터, 제주생약자원관리센터,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주)한국 BMI 등과의 ‘제약바이오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공동 연구협력을 통해 제주지역을 살리는 미래의 신성장동력이 될 ‘제약바이오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모집정원 및 모집 대상 지역 인재 채용 계획.
약대를 유치한 대학은 올해 하반기부터 치르는 2020학년도 대입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다. 이번에 신설되는 약대 정원은 30명 규모여서 영향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현재 고1이 치르는 2022학년도부터 대다수 약대가 전문대학원체제에서 통합 6년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다른 학과를 다니다 약대에 편입했지만 2022학년부터는 의대처럼 고교 졸업생을 바로 뽑을 수 있다. 지역인재 전형도 있어 제주출신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 지역인재 선발인원은 30%(9명)이며 지자체에서 지역 인재 장학금도 지원할 예정이다.
◇약학대학, 어떻게 운영되는가.
제주대는 교과목을 기초, 심화과목(필수이론과목)으로 분류해 약학에 관한 일반적인 지식을 습득하도록 할 예정이다.
약학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이 완성된 이후 특성화과목(선택이론과목)을 통해 전문적인 약사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심화지식과 각 영역별로 필요한 전문지식을 습득하도록 해 어떤 과정을 선택하더라도 졸업과 동시에 임상 약무 수행과 제약산업 실무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지닐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편성할 계획이다. 교육프로그램은 교과/비교과로 구분해 운영하고, 교과프로그램을 통해 실무능력을 겸비한 약사로서의 자질과 융복합적 사고를 함양하게 된다. 산학협력활동에 역점을 둔 비교과프로그램에서는 현장실무교육을 반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편성할 계획이다. 또한 제약 기업 CEO 특강과 산업체 연계 열린 실험실을 운영해 전주기적인 제약 바이오산업 실무에 노출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약대 신설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
2015년부터 제주지역 인구증가율은 전국 평균에 비해 월등히 높아졌다. 또한 거점국립대학병원 조제건수는 전국의 2배가 됐고, 약사 충원율은 전국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약학대학이 설립돼 있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약학대학이 전무한 상황이다. 제주대는 약학대학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거점국립대학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20년도 서귀포시 상효동 일대에 건립 추진 중인 국가생약자원센터와 연계를 통해서 제주천연자원의 부가가치 창출과 제약 바이오 관련 산업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제약바이오산업’이 제주지역을 살리는 미래의 신성장 동력이 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제주지역 생약자원을 활용한 연구를 추진해 제약, 바이오 기업이 제주로 이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국가균형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제주대학교가 지역상생,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거점국립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 점이 돋보인다.
지영흔 부총장은 “제주대가 약대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제주지역 제약, 바이오산업을 선도할 산업약사와 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하게 될 공공약사의 배출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며 “제주도가 제약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성장하고, 고용도 창출되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