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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제안이 반영까지 이뤄지는 체계 마련이 시급제주청년 소통 창구가 온라인에 매몰되지 말아야
협상테이블로 불러내 지역문제 대안점의 등불 돼야
제주청년 서포터즈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제주청년센터.

제주지역의 청년정책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전국적으로 청년이 아젠다로 떠오르면서 지역의 청년들도 당사자로서 목소리를 모으기 시작했다.

◇당사자로서의 청년, 정책의 주체

10대 제주도의회에서 김황국 의원(용담1·2동)이 2015년 1월부터 ‘청년정담회’라는 행사를 열며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식적인 창구를 자처했다. 4회를 거치며 뜻있는 지역의 청년들을 불러 모았고 2016년 6월 김 의원이 발의한 ‘제주특별자치도 청년 기본 조례’가 제정되면서 기초 작업이 이뤄졌다.

2016년 6월 통과된 이 조례의 핵심은 △도지사는 5년마다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할 것 △청년정책 수립을 위한 실태조사와 청년정책 연구 실시 △제주도 청년위원회 구성 △청년센터 설치 등이다. 보다 많은 청년들의 다양한 활동지원과 의견수렴을 위해 「제주청년원탁회의」 관련규정을 추가로 개정하면서 이뤄지며 모양새를 갖췄다.

같은 해 7월, 도정에서 청년정책 전담부서를 만들며 ‘제주형 청년정책’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하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하면서 평생교육과 아래에 청년정책계를 넣어 3명의 인원을 배치했다. 청년실업률에 주목해 고용관련 정책 개발에 힘을 싣기 위해 일자리정책담당도 신설했다. 청년 기본 조례와 청년 정책 전담 부서 신설은 어디까지나 밑바탕을 다지는 단계일 뿐이다. 정책 수립과 집행까지 무엇을, 어떻게 채워 넣어야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당국 혼자서 떠안을 수 없다. 오늘날의 청년을 둘러싼 시대적 배경과 지역적 특성, 만19세부터 만34세까지를 아우르는 폭넓은 생애 주기까지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당국은 ‘민-관 협치’를 내세우며 청년 문제를 가장 잘 아는 당사자로서, 정책 결정 과정에 함께 할 파트너로서 청년을 불러 모았다. 이미 앞서 청년담론을 주도했던 서울시에서 ‘청년정책네트워크’나 ‘청년의회’가 왕성하게 활동하며 거버넌스의 좋은 모델을 보여준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가장 먼저, 공식적인 의견수렴 창구로 ‘청년원탁회의’를 발족했다. 다수의 시민이 한자리에 모여 특정한 주제에 대해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토론을 가리키는 원탁회의 형식으로 협치를 위한 정책주체로 청년활동가들을 모으고 정책 대상인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이다. 만 19세부터 만 34세까지 지역 청년 50여 명으로 구성된 원탁회의는 일자리, 참여·역량개발, 문화, 공동체, 생활·주거안정 등의 분과 활동으로 자신의 관심사와 주목해야 할 키워드를 추려내면서 청년 의견수렴과 정책 제안 참여의 폭을 넓혔다.

민-관의 시각차이 등 지난 3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최근 3기가 발족됐다.

◇4년차 접어든 제주 청년정책, 성과와 과제

2017년 한 해는 청년정책 중장기계획 수립을 위한 작업에 비중이 쏠렸다. 제주 청년 기본 조례에 근거해 제주 청년문제를 진단하고 정책수요 파악을 위한 ‘제주 청년 종합 실태조사 및 정년정책 기본계획’ 용역이 추진됐다. 기존 일자리 중심의 청년정책이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진행된 것이다. 청년들의 삶에 밀접하게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도내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 현황과 분야별 실태 및 특성 분석에 초점을 맞췄다.

제주 거주 만 19~34세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청년의 소득 및 재무상황 △주거 및 교통생활 △문화 및 여가상황 △교류 및 관계형성 △삶의 가치관 및 제주인으로서의 정체성 △고용 및 일자리 △청년들의 정책에 대한 인식 등 7가지 영역을 다뤘다.

수치로는 드러나지 않는 삶의 패턴을 잡아내고자 초점집단인터뷰(FGI)도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미처 담기지 않은 양상도 많지만 그 동안 제주지역 청년들의 삶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통계치는 물론 기초 데이터가 전무했던 상황이었기에 조사만으로도 각별한 의미를 갖게 됐다. 제주형 청년정책의 콘트롤타워를 맡은 청년센터가 2017년에 문을 열며 탄력을 더했다.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이 제주도로 공기관 위탁을 받아 운영되는 이 센터는 지역 사회와 청년, 청년과 청년, 청년과 행정을 잇는 역할을 내세웠다. 실태조사가 이뤄지자 곧이어 청년정책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을 포괄하는 이 중장기 계획은 청년들의 활발한 사회참여로 제주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정책목표로 삼았다. 소득, 자립, 참여, 문화·여가 등 4개의 영역으로 나눈 뒤 56개 과제를 도출했다. 이 같은 흐름에서 청년다락 1ㆍ2호점처럼 청년들이 자유롭게 오고가며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공간 조성하고, 청년들이 실제 직무나 업무에 대해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와 청년들의 동아리·프로젝트 등이 추진되면서 갭이어와 제주 청년 일 성장 프로그램, 고민 상담 프로그램, 청년 참여 프로그램 등 눈에 띄는 성과들이 나왔다. 차차 해결해나가야 하는 과제도 여전히 쌓여있다. 가장 먼저 많이 나아지기는 했으나 청년정책 가운데서도 취ㆍ창업 등 일자리정책에 중심이 쏠려있어 다양한 청년욕구에 부응하는 정책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꾸준히 지적돼왔다. 청년일자리 이외에도 주거, 복지, 문화 등 생활 전반적인 삶의 질을 제고하는 정책으로 전환하려는 조짐은 보이고 있으나 가속이 붙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전망이다.

게다가 청년정책 전담부서 외에도 각종 지원정책이 각 부서마다 산재된 채 추진되느라 단위사업들 간의 연계성이 떨어지거나 중복되는 경우가 더러 있던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청년들의 정책 제안이 정책 반영까지 이뤄지는 체계 보강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

당국에서도 ‘민-관협치’를 표방했으나 실현가능성 타진과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실제로 정책에 반영되기까지는 장벽이 높다. 청년들의 일상적인 필요부터 집합적으로 나타나는 요구 사항들을 행정에서 통용되는 표준 언어로 치환할 수 있는 전문가집단 혹은 정책지원단과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운영으로 정책 실현 가능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역에서의 청년 의제가 잇달아 발굴되면서 꽤 많은 청년활동가들이 성장한 것은 분명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지만 아직까지 보편적인 현상은 아니다. 절대다수의 청년들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는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더욱 더 다양한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소통창구가 온ㆍ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무게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김태연 특별기자  webmaster@jeju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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