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측 “공항 이미 포화상태, 사고위험 있어”
반대 측 “제주의 환경오염 문제 심각해져”

제2공항 찬성단체들이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위). 제2공항 반대 성산읍 대책위원회가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아래). 출처=제주신보, 매일경제

2015년 11월, 정부는 ‘성산지역을 입지로 한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집회가 일어났고 4년이 지난 현재도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관련 핵심 의혹으로 떠오른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의 용역 보고서가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속되는 갈등, 제2공항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제2공항 찬성 입장

제주국제공항은 국내선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활주로 연장 공사와 터미널 확장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공항이 도심에 위치에 있고, 공항 인근 제주시 용담 주민들이 공항 확장에 반발하고 있어 난관에 부딪혔다. 2016년 국내선과 국제선 수요는 약 3000만 명인데 비해 현 제주국제공항의 수용 능력은 약 2300만명이다. 보조 활주로의 경우 본 활주로와 교차해 있어 사실상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또한 최대 1분 30초꼴로 항공기 이착륙이 이뤄져 매우 위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찬성 측은 ‘제2공항, 성산 공항’이 들어서면 ‘제주공항’의 과포화 상태로부터 오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2개의 공항을 활용해 관광객들을 양쪽으로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겪고 있는 불편과 사고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공항이 2개인 만큼 더 많은 항공 수요를 처리할 수 있게 돼 제주도에 들어오고자 하는 관광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그만큼 경제소득은 증가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제2공항을 건설해 항공기 수용 능력을 늘리고 언제 일어날지 모를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주공항의 경우 한라산 때문에 본 활주로가 남북방향이 아닌 동서 방향으로 설치돼 있다. 제주도는 본토 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일년 내내 받으므로, 착륙하려면 강한 바람을 기체 측면으로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평소에도 제주공항 착륙은 난이도가 상당한 편이며, 강풍이 불 때는 아예 착륙이 불가능도 해진다. 

경제단체와 관변단체를 중심으로 꾸려진 제주권공항인프라확충범도민추진협의회는 2019년 3월 5일 제주상의 5층 국제회의실에서 “2015년 11월 제2공항 입지선정을 발표한 지 4년째 접어들고 있으며, 그동안 도민사회에는 제2공항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과 갈등이 존재해 왔다”며 “이제는 논란과 갈등을 넘어 제2공항 개발사업이 제주의 미래를 위한 동력산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도민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어 “도민과 관광객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왕래할 수 있도록 제주의 관문인 공항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는 제2공항 건설이 계획된 일정대로 추진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제2공항 반대 입장

반대 측은 제주도에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하는 점은 제주 관광객 수요 예측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기존 공항만으로는 감당이 어렵다는 이유다. 하지만 이런 수요 예측은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그들의 입장이다. 관광객들이 성수기 때는 많이 오지만 비수기 때는 많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긍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많다. 현재 제주는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향락 유흥산업이 늘어나고 환경이 많이 훼손돼 있다. 관광객이 버린 쓰레기가 압축 쓰레기로 필리핀까지 갔다가 반환되는 경우도 있었다. 제주의 바다 역시 오염으로 예전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이들은 제2공항 입지선정 문제도 지적했다. 기상청 표준자료가 부실함에도 불구하고 허술하게 추진된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성산 부지 옆 활주로를 내기 위해 많은 오름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제주공항에 연착되는 주요 사례는 폭설과 바람 이변이 크다. 

하지만 제2공항 설립계획 당시 이 기상 항목들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됐다는 등 애매한 기준점을 발표한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제주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과 제2공항 반대 성산읍대책위원회는 4월 26일 집회를 열어 제2공항 추진 중단을 촉구하며, “제2공항 추진이 아닌 현 제주공항 활용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도 4월에 진행된 임시회 본회의 폐회사에서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도민 공론조사를 실시해 도민의 뜻을 중앙정부에 전달하자”며 “제2공항 문제는 제주의 기본가치라 할 수 있는 청정환경과 연계돼 깊은 고민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2공항 개발을 통해 더 많은 관광 수요가 만들어져 과잉공급 문제를 겪고 있는 제주의 관광 인프라를 채울 수 있을지 모른다”고 ‘과잉관광’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