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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여러분, 질문주세요사피엔스는 언어와 협업 통해 지식 축적…
미래 사회는 함께 어우러려 시너지 만드는 ‘협업’필요
  • 수의학과 한창훈교수
  • 승인 2019.05.1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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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창 훈

수의학과 교수

“자, 질문주세요!” 강의의 말미에 나는 항상 학생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우리 학생들은 질문에 무척이나 인색하기에 매 학년 초마다 나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구걸 하다시피 한다. 배우는 입장에서 분명 이해가 미진한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침묵은 이어진다.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오바마 대통령이 폐막연설 직후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을 요구하였으나, 당시 현장에 있던 우리나라 기자들은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았다.

한동안 정적이 흐르고 일어난 사람은 한국 기자가 아니라, 중국 기자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시 한국 기자들에게 우선권을 주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기다려보지만 결국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았고, 결국 질문권은 “중국 기자”에게 넘어가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당시 이 장면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고 우리 사회 아니 우리 교육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당시 이러한 내용은 EBS 다큐멘터리에서도 소개가 되어 질문하지 않는 대학 강의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는 한국의 대학교육에 있어서 소통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약 3만5000년 전쯤 당시 유럽을 지배하고 있던 네안데르탈인은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와의 생존경쟁에서 패하여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인류학자들은 이처럼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소통과 협업’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세계적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도 “사피엔스는 정교한 언어와 협업을 통해 지식을 축적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오늘과 같은 문명을 이룩했다”고 말하였다. 호모 사피엔스는 자연에서 한 개체로서의 인간은 어린 맹수 한 마리도 상대하지 못할 만큼 약하지만 ‘공동체’란 경쟁력을 만들어내면서 지금은 태양계 밖까지 우주선을 보낼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학교교육에서 개체의 생존이 아니라 집단의 공존이 중요한 이유이다. 

한국의 학생들은 개인적으로는 국제올림피아드 등 대회에서 늘 최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우수하다. 그러나 유독 팀워크와 협동엔 약하다. 실제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선진국과 한국 학생들의 사회성을 조사해보니 우리가 유독 낮게 나왔다. “사회생활에 필요한 질서와 규칙을 배우고 실천한다”는 질문에 프랑스(63%)와 영국(53%)은 절반 이상이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한국은 18%에 불과했다.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걸 배우고 실천한다“는 물음에는 프랑스·영국(60%)의 4분의 1 수준(16%) 밖에 안되었다. 하지만 미래 사회는 혼자서만 똑똑한 것보다 다양한 개성이 함께 어우러져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협업’능력이 필요하다. 다보스포럼도 2016년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핵심 능력 중 하나로 ‘협업’을 제시하였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의 기준도 이제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성적과 스펙 등 개인의 똑똑함만을 강조하는 교육을 지양하고 타인을 배려하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하겠다. 

나의 미국 유학시절 수업시간에 교수와 학생 간의 질의응답 시간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수업은 학생들의 질문을 통하여 완성된다’라는 서양의 교육철학에 근거하여 매우 활달한 Q&A 시간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들은 그러한 Q&A 시간을 무척이나 즐기는 듯 하였으며, 나아가 학생들의 그룹스터디에서도 활발한 소통과 토론은 계속 이어져 갔다. 이는 아마도 성숙한 사회의 소통의 문화로도 이어지리라 생각된다. 

학생 여러분, 수업은 여러분들의 질문을 통해 완성 된답니다! “학생 여러분, 소통합시다! 질문주세요, 제발요!”

수의학과 한창훈교수  webmaster@jeju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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