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교수신문에는 ‘의미 있는 교양 교육은 대학협력의 새로운 푯대가 될 수 있을까’라는 흥미로운 기고문이 실렸다.

Yale-NUS College, 곧 예일대와 싱가포르대 협력 사례를 통해서 대학 인문 교양 교육을 매개로 한 대학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검토하면서 각종 재정지원사업을 통한 대학 간 교류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기고문이었다. 기사를 따라 들어간 기고자의 블로그에서 해당 기고문에서 생략된 몇 줄이 눈에 띄었다.

“3~4년마다 되풀이되는 교육과정 개편 때 교양 교육은 항상 논쟁의 대상인데, 전공/학과 간은 물론 비정규 교수진의 이해관계와도 맞물려 어떤 식으로든 쉽게 결론이 나지 않으며, 정작 최대의 이해 관계층인 학생집단의 목소리는 찾기가 어렵다.”

인용문에서 말하는 ‘논쟁’은 우리 대학 교양 담당부서의 변천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우리 대학은 ACE 사업을 준비하던 2011년 교수학습센터를 기초교육원으로 확대 개편하고, 이듬해에는 총장 직할기관이 되었다. 2014년에 기초교양교육원으로 개편했다가, 교육역량관리센터와 비교과교육센터, 그리고 청소년꿈센터를 추가 신설한 2016년에는 다시 기초교육원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2017년 교육혁신본부로 확대 개편했고, 지금은 청소년꿈센터와 교육역량관리센터를 독립시켰다. 교양을 담당하는 교양 교육센터는 변함이 없지만, 부서명에서 기초교육과 교양교육이 “오락가락”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지금도 ‘논쟁’중이다.

교양교육은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교양인으로서의 소양을 갖추도록 하는 교육이라는 점에서 일반교육(General education)이면서 자유교육(liberal arts)이다. 중세 대학에서부터 근대 시민교육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이어져온 전통이다. 이에 비해 기초교육은 1960년대 미국에서 제정된 성인교육법에서 “일상 언어의 읽기, 쓰기, 말하기 능력이 부적절하여 각자의 능력에 맞는 직업을 얻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이라고 정의한 데서 유래된 이른바 문해 및 기초교육(literacy and basic education)이다. 글쓰기 교과목을 중심으로 기존 교양학부에 교수학습센터가 결합된 오늘날 우리나라 대학의 교양 전담부서는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사정이 이런 데다, 수요자 중심이라고 쓰고 실상은 평가 중심이라고 읽을 수밖에 없는 ‘전공, 또는 취업 역량중심의 교육’을 강조하는 현실 덕분에 ‘논쟁’은 전공진입을 위한 기초교육이냐 전인교육을 위한 교양교육이냐 하는 개념 문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전공/학과 간은 물론 비정규 교수진의 이해관계’ 속에서 수강신청 이전인 교육과정 개편단계에서부터 ‘정작 최대의 이해 관계층인 학생집단의 목소리는 찾기가 어렵다.’ 조만간 교육과정이 전면 개편된다니, 이참에 대학교양교육이 개인 또는 집단의 이해득실을 떠나 ‘가르치어 기름’이라는 교양의 의미를 ‘제대로’ 실현해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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