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교육과정을 보면 교양교육과정과 전공교육과정으로 크게 대별된다. 전공교육과정은 자율적으로 각 학과(또는 전공)가 특성에 맞게 경쟁력을 갖추도록 개설과 변경이 비교적 자유롭게 이루어지지만, 교양 교육과정은 전 학생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개설과 변경이 전공교육과정에 비해 까다롭게 이루어진다. 현재 우리 대학의 교양교육과정은 기초교양(A), 전공탐색(B), 전인교양(T), JNU특성화교양(J)으로 구성되어 있다.

20-30년 전의 대학의 교육과정에 비해 현재의 전공교육과정은 시대 흐름에 맞추어 취업률 향상을 위하거나 산학 연계를 강화한 교육과정으로 변모했으나 그 변경 폭이 작은 반면에, 교양교육과정은 많은 변화가 있어 왔다. 교양교육과정의 중심이 인문사회학으로 옮겨가 있고. 한국교양교육학회에서 수행하는 교양교육과정에 대한 평가와 컨설팅,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나 대학기본역량진단, 다양한 국책사업 유치도 교양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에 영향을 준다.

예전 대학 교양교육과정은 국어, 영어, 전산(컴퓨터)의 기초교양 교육과 계열별 기초 전공교육과정으로서의 성격이 강했다. 예를 들어 자연계열의 경우 입학 후 1년 동안 계열별 필수교과목으로서 미적분학, 선형대수, 일반화학, 일반생물학, 일반물리학 등으로 구성되기도 했다. 이와 비슷한 교육과정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자연계열 및 공학계열 소속 대학의 상당 교수님들은 전공 기초학력을 높여달라는 의견을 갖고 있다.

우리 대학의 전공중도탈락률이 높은 이유로 기초학력 부진을 첫 번째 이유로 꼽기도 한다. 학과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취업률과 재학생 유지율뿐만 아니라 대학원진학 등의 연구경쟁력을 위해서는 전공교육과정의 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기초 준비과정으로서 교양교육과정의 역할 강화가 시급히 필요하다.

일부 단과대학에서 이러한 시도가 이루어지기도 했으나, 대학 전체 틀에서 논의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교육과정 전면개편 시기에 계열별 특성에 맞는 교양교육과정을 구성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며, 교양교육과정만큼은 학과이기주의가 개입되지 않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고 있는 교육현장에서 교양교육과정은 기초역량, 전공역량, 융합역량, 특성화역량을 양성할 수 있는 틀로서 새롭게 구축되어야 한다. 교양교육과정의 틀을 단과대학 또는 계열별로 특성 있게 구성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기초역량 강화를 위한 교양과정 구성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합의도 필요하다. 

대학의 경쟁력은 뿌리가 되는 교양교육과정으로부터 시작되므로, 지금부터라도 논의의 장이 만들어져야 한다. 뿌리가 튼튼할 때 뿌리와 연결된 줄기인 전공이 튼튼해질 수 있고, 이로 인해 맺어지는 인력양성이라는 열매는 풍요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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