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외 시간에도 늦게까지 일해
조교 일 통해 보람, 성취감 느껴

학생들이 학적이나 학사, 출석에 대해서 알고자 할 때 누구를 찾아갈까? 바로 조교다. 일반적으로 조교를 생각할 때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을 떠올린다. 몇몇 사람들은 조교를 소위 ‘꿀’직업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모습만이 조교의 모습일까? 조교라는 직업이 ‘꿀’ 직업이라고 표현할 만큼 편한 직업일까?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는 조교와는 다른 모습을 알아보고자 고하나(화학ㆍ코스메틱스학과), 김재만(음악학부)씨를 만나봤다.
 <편집자 주>

고하나(화학ㆍ코스메틱스학과 조교)씨가 실험에 필요한 물품들을 준비하고 있다.

◇실험을 준비하다 - 고하나 (화학ㆍ코스메틱스학과) 조교

“저 같은 경우엔 실험 보조 수업을 들어가요. 학생들에게 설명해줘야 할 때도 있는데, 제가 교수님들처럼 실험에 대한 것들을 다 아는 건 아니라서 실험 수업을 위한 공부를 해야 해요. 학생들에게 설명해줘야 하는 것도 있고요.”

물리학과, 화학ㆍ코스메틱스학과와 연관되지 않은 타 학과 학생들이나 같은 학과이지만 실험 수업을 아직 듣지 않는 학생들은 조교가 실험 수업에 보조 역할로 참여하는 걸 모를 수도 있다.

“타 학과의 전공을 공부해야 해서 따로 시간을 가져야 하고 또 저희가 실험을 한다고 실험을 바로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실험 수업을 하기 전에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에 대한 예비 실험도 시행해보고 실험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준비해요.”

조교가 대단하다고 느꼈던 건 실험에 필요한 지식의 준비성이라고 생각한다. 실험을 위해서 자신의 전공 공부 뿐만 아니라 자세히 알지 못할 수 있는 타 학과의 전공에 대한 공부도 하기 때문이다.

화학ㆍ코스메틱스학과는 조교 2명이 있고 행정/학사와 회계/취업으로 역할을 나눠서 하고 있다. 고하나 조교는 회계/취업으로 역할을 맡고 있어 졸업생들에게 취업에 대한 공지를 해주고 있다.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 친구들이 취업에 성공하면 학과의 취업률 오르는 것도 좋고 교수님들에게 어느 학생이 취업했다고 말해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워요. 그런 점이 인상 깊다고 생각해요.”

조교가 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사회직무를 경험해본 적이 없고 행정적인 일을 하고 싶다면 조교를 하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조교가 하는 일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전공마다 다르긴 하지만 장기간 조교 생활 을 하다보면, 행정적인 일에 익숙해질 수 있어요. 그러다가 자신의 전공에 대한 지식을 잃을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자신의 전공에 대한 지식을 유지하면서 행정적인 경험을 얻고 싶다면, 단기간으로 조교를 해보는 것이 좋아요.”

끝으로 그녀는 수업을 듣는 타 학과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실험 수업에 참여하다보면 타 학과 학생들도 만나거든요 벚꽃이 한창 폈을 때, 타 학과 학생들이 벚꽃을 따서 선물로 줬어요. 그때 학생들에게 고마웠어요"

김재만(음악학부 조교)씨가 음향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공연을 책임지다 - 김재만 (음악학부) 조교

“음악관 콘서트홀에서 연주회가 열려 거기서 음향, 조명 담당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요. 연주회를 진행하면서 미비된 점이 있으면 그 부분에 대해 추가로 체크해주고 스태프에게 지시하는 역할을 해요. 또 공연이 끝난 뒤에는 뒷정리를 하고 있어요. 공연이 주말에 열릴 때도 있어 주말에 일할 때가 있어요.”

주말에 일하는 것이 나중에 조교 업무를 하루 쉴 수 있다는 점에서 불합리적인 측면은 없다. ‘주말에 일하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는 “나중에 하루 쉴 수 있으니까 좋죠.” 라는 긍정적인 태도로 반응했다.

“음악학과는 연습실을 늦게까지 개방해요. 그래서 악기 관리와 문단속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연습실에 피아노가 있다면 피아노를 관리하고 문단속을 해요.”

자주는 아니지만 퇴근 시간인 6시를 넘어서도 김재만 조교는 음악관을 지킨다. 퇴근 시간을 넘어서도 일을 하고 있다는 게 대단하다고 느껴졌지만 한 편으로는 늦게까지 하는 것이 과연 괜찮은 지 의문이 들었다.

“저는 괜찮은데 제 후임으로 들어오는 조교 친구가 괜찮을 지는 잘 모르겠어요. 이게 근무 외 시간이긴 하거든요.”

갑자기 ‘콘서트홀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잘 이용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당부할 점이 있을까 물어보았다.

“관악기를 사용 후 나오는 물도 있고 자신이  들고 온 음료를 처리해줬으면 해요. 당연히 합주하느라 이해는 가지만 사용 후에는 처리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또 미래에 콘서트홀을 이용하게 될 후배들에게 이 콘서트홀을 물려줄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기도 해야 하거든요.”

콘서트홀에서의 쓰레기나 수분 등은 조교들이 직접 치운다. 쓰레기는 몰라도, 수분은 콘서트홀의 자재인 목재들을 훼손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니 언제나 자신이 쓴 건 자신이 치운다는 인식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조교의 인식에 대해

조교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고경필(전자공학전공) 조교는 “조교에 대한 직업, 업무 등이 사회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아서 조교들이 대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하는지,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잘 알려지지 않다.”며 “하지만 조교들이 힘들더라도 보람, 성취감 덕분에 더 열심히 일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학사, 예산관리, 교수님 교육 연구 등의 업무 외에도 종합적으로 알아야 하다 보니 해당 학과나 부서에 있는 모든 업무를 공부해야한다.”며 “업무 부담감이나 스트레스도 있지만 조교 협의회를 창립하면서 업무에 대한 효율적인 처리 방법을 자체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원활하게 업무 진행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교들의 학과나 장소에 따라서 업무가 다 다양하고, 그것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으면 처리하기 힘든 일이 많다.”며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더불어 “조교가 현재 교수님들, 직원분들, 학생들 사이에서 중개자 역할도 하지만 일선에서 먼저 맞닥트리는 사람들이기도 하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민원이나 학생 책임 등을 똑같이 받고 있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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